‘쩔뚝쩔뚝’ 이대훈, 태권 아이돌의 진짜 매력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08.19 10:54  수정 2016.08.20 11:11
세계랭킹 1위 자우드 아찹을 제압하고 동메달을 따낸 이대훈. ⓒ 게티이미지

세계랭킹 1위 벨기에 아찹에 11-7로 승리
매 경기 박진감, 동메달결정전에서는 부상 투혼


한국 남자 태권도의 간판 이대훈(24)이 감동의 동메달을 선사했다.

이대훈은 1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년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kg급 동메달결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자우드 아찹(벨기에)을 11-7로 꺾었다. 이로써 이대훈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한국 태권도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쉽게 놓쳤지만 이대훈의 동메달을 향한 여정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대훈은 8강전에서 다크호스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났다.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이대훈이기에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오히려 박수로 상대의 승리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이후 상대의 손을 잡아 번쩍 들어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일깨워주는 장면이었다.

8강전에서 패한 이대훈은 “메달 못 따고 여기서 끝난다고 해서 여기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는 말을 남기며, 2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패자부활전에 만난 고프란 아흐메드(이집트)를 상대로는 진정한 태권도의 묘미를 선보였다.

1회전 초반부터 발차기 공격을 앞세워 상대를 강하게 몰아친 이대훈은 여유 있게 상대를 리드했다. 여유가 있어 지킬 법도 했지만 계속해서 뒤차기 공격을 시도하며 점수를 노렸다. 오히려 추격이 급했던 아흐메드가 이대훈의 다양한 공격을 막아내느라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이대훈은 경기 막판까지도 추가 득점을 노리며 화끈한 공격 태권도를 선보였다.

결승전에서는 부상투혼이 빛났다.

아찹을 상대한 이대훈은 1회전 1초를 남기고 머리 쪽에 공격을 허용하며 0-3으로 밀렸다. 하지만 2회전 시작과 동시에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확실하게 되갚아줬다. 기세를 올린 이대훈은 몸통 옆차기 공격으로 1점을 더하며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대도 곧바로 1점을 따라 붙었고, 2회전은 4-4로 마무리됐다.

운명의 3회전. 이대훈은 상대에게 1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경기 종료 25초를 남기고 상대의 얼굴을 타격에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급해진 상대가 밀고 들어오는 과정에서 이대훈은 충돌로 인해 왼쪽 무릎을 절뚝거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대훈은 도망가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오히려 돌려차기로 또 한 번 상대의 얼굴을 가격했다.

통증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지만 이대훈은 마지막까지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 못지않은 감동의 동메달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또한 매 경기 공격적인 자세로 소극적이라는 태권도를 향한 비난과 우려를 말끔히 지워냈다.

알고 봤더니 태권 아이돌의 진짜 매력은 엑소급 외모가 아니라 실력과 투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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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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