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이종걸 전면공세에 추미애는 ...
<더민주 합동연설회>후보들 상호 난타
이종걸 "문심 후보야말로 분열주의자"
김상곤 "탄핵, 노동법 날치기 추미애는 면허정지"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27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 간 기 싸움도 과열되고 있다. 선거 초반 친문(친 문재인)계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추미애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여전히 당 대표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비율이 40%를 넘어서면서 대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막판까지 바닥 표심을 붙잡기 위한 후보들의 발언 수위 역시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더민주 서울특별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은 2000여명의 당원들이 몰려들면서 전대 본선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이날 연설에 나선 김상곤·이종걸 후보는 타 지역에서 선보인 연설 내용보다 한 층 강도 높은 수위의 공세를 펼치며 현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첫 번째 순서로 연단에 선 이 후보는 추 후보를 정면으로 정면 겨냥해 “특정 인물을 이미 대선 후보로 생각하고 있는 당 대표가 당선돼 경선 결과가 빤히 보인다면, 대선은 흥행에 실패하고 강한 후보도 탄생하기 어렵다. 그 결과는 대선 패배”라며 “경선 시작과 함께 특정 후보의 수호천사를 자청하는 당 대표는 우리당 후보를 오히려 약하게 만든다. 이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도 약이 아닌 독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추 후보는 문 전 대표를 ‘1등 대선후보’로 규정하고 “1등 대선 후보를 깎아내리는 일은 절대로 못하도록 하겠다. 다시는 당을 흔들지 못하도록 강력한 당을 만들겠다”며 이 후보를 겨냥해 “경선 후에도 대선후보가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또다시 자기당 후보를 흔들고 당무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면 되겠느냐”고 공격한 바 있다. 특히 이 후보가 원내대표 당시 문 전 대표를 공개 비난하고 분당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분열주의자’로 지칭키도 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소위 문심(文心)의 낙점만을 기다리는 당 대표가 통합을 할 수 있겠나. 그런 당 대표가 당선되면 뺄셈정치만 더 심해질 뿐”이라며 “어떤 후보는 나를 ‘분열주의자’라고 하는데, 터무니없는 말이다. 특정 대선 후보에 기대서 생각이 다른 사람을 무조건 분열주의자라고 하는 그 후보야말로 최악의 분열주의자”라고 날을 세웠다.
호남 출신이자 원외 인사인 김 후보는 야권연대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을 모두 비판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는 우리당 지지율 1위 대선 후보이고 우리당 최고의 자산인데, ‘문재인 불가론’을 외치는 이종걸 후보는 문 대표의 바지춤을 붙잡고 물귀신이 되려한다”며 “추미애 후보는 ‘문재인만 지키면 대선승리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박원순 손학규 김부겸 안희정 이재명 등 다른 후보들과의 공정한 경선 없이는 대선승리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추미애·이종걸 후보는 내게 초보운전이라고 하지만, 나는 30년 이상 시민사회 운동으로 사회정의와 민주화에 앞장섰고 경기도교육감으로 무상급식과 혁신학교를 만들어냈다”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노동법 날치기로 당원자격 정지까지 당한 추미애 후보야말로 난폭운전의 면허정지를 당한 것 아닌가”라며 직격탄을 쏘았다.
다만 그간 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를 강하게 비난하고 문 전 대표를 '1등 대선후보'로 명명했던 추 후보의 경우, 이날 연설에선 유년 시절의 어려움과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기억,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데 대한 사죄로 삼보일배를 마쳤던 당시를 거론하는 데 그치는 등 네거티브를 피했다. 또 “공정한 대선경선의 중심추가 되겠다”고 말할 뿐 문 전 대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후보들의 발언 수위가 높아진 데 대해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선거가 막판으로 갈수록 지역마다 바닥민심이 움직이는 게 보인다”며 “뒤늦게 시작한 김 후보 쪽으로 부동층이 꽤 움직이면서 친노계를 고정 지지층으로 보고 발언도 점점 세지고 있다. 이 후보 역시 광주에서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웠던 것을 계기로 비노계 결집에 기대를 싣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장충체육관은 행사 시작 40여분 전부터 수백명의 당원들과 선거운동원 등이 몰려들면서 전대 본선 현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장충체육관이 위치한 3호선 동대입구 역에선 지상으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부터 지지자들의 선거 운동 소리가 울려퍼졌고,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며 현장을 구경하거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당 대의원대회 선거 결과, 김영주 후보가 52.9%의 득표율로 박홍근 후보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서울시당위원장에 당선됐다. 박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1016표를 얻어 김 후보(938표)를 앞섰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6291표를 받아 김 후보(8625표)에게 뒤쳐졌다. 이날 투표에는 총 3125명 선거인단 중 1957명이 참여했으며, 투표율은 62.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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