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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 주장한 남경필, 사드 배치가 당론인데...


입력 2016.09.01 05:55 수정 2016.09.01 11:07        문대현 기자

군 전문가 "긴박한 안보 상황에 맞지 않는 주장"

남경필 측 "인구 감소에 따른 강군 정책 중 하나"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관련 한반도 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모병제를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전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한 상황에서 남 지사의 모병제 주장은 '대선용 언론 플레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관련 한반도 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모병제를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전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한 상황에서 남 지사의 모병제 주장은 '대선용 언론 플레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남 지사는 31일 오전 'KBS 라디오'에 나와 모병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며 "자원을 다 채우자는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람보다는 기계화 된 병력과 또 첨단 장비를 이용하는 작지만 강한 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인구가 지금 감소하고 있다. 군대 전력이 현재 63만 인데 2025년도에 이 병력을 유지하려면 거의 불가능하다"며 "앞으로의 인구 절벽은 오고 이건 현실이다. 30만명 정도의 병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가 부담은 약 3∼4조원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병력이 감축되면서 또 줄어드는 비용들이 있다. 이렇게 보게 되면 결국은 사회 전체에도 플러스 요인이 되어서 청년 창업, 청년 일자리 효과도 사실은 나타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야당과의 연정 실험, 행정수도 이전에 이어 내년 대선을 앞둔 국가 개혁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권을 대표하는 유력한 잠룡 중 한 명인 남 지사가 국가안보와 국론통합을 동시에 강조하는 차원의 일환으로 모병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남 지사는 오는 5일 '가고 싶은 군대 만들기'를 주제로 국회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해 '강군 육성을 위한 한국형 모병제'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김 의원은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모병제를 도입할 필요성에 대해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긴장감 넘치는 남북 대치 상황, 모병제가 적절한가에 대한 의구심도

그러나 남 지사의 의도와는 달리 주변에서는 과연 남북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적절한 주장이었는지 의구심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3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남북 군사 현실이 좋지 않은데 모병제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발상은 부적절하다"며 "국가 안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역이다. 남 지사의 발언은 대선용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남 지사가 속한 새누리당은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이것과도 엇갈리는 주장"이라며 "지금 같은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는 할 수 없이 젊은 청년들이 군으로 동원되는 게 맞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장성 출신으로서 국회의원을 지냈던 한 인사도 본보에 "남 지사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인기영합적 발언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병제를 채택하면 엄청난 예산이 필요할 뿐 아니라 첨단 과학무기를 운용할 능력이 잇는 젊은이들을 어떤 방법으로 군으로 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현 안보 실태를 고려하면 좀 더 신중해야 했을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 역시 "현재 사드를 놓고도 국론이 이렇게 나눠지는 상황에서 모병제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거들었다. 전문가들이 남 지사의 모병제 주장은 현실에 전혀 맞지 않으며 여론을 의식한 주장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남 지사 측은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남 지사 측 한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포퓰리즘이라 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없는데 특정 세력을 선동하기 위해 내놓는 정책인데 모병제는 그것이 아니다. 2025년이 되면 인구가 자연스레 줄 것이고 그 때 가장 효과적인 강군정책은 모병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모병제를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라 군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모병제라는 것"이라며 "9월 5일에 있을 관련 토론회에서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의 근거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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