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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내용, 해법 없는 '4조 2000억' 서별관 청문회


입력 2016.09.08 21:07 수정 2016.09.08 21:07        조정한 기자

야당 의원들 질문하자 정부, 새누리당 "의사진행 방해말라"

서별관 회의 핵심 인사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불참

8일 국회에서 '서별관 청문회'라고 불리우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가 유일호 경제부총리,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관계기관 증인들과 참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핵심증인인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은 불출석 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8일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 청문회'라고 불리우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 핵심증인인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불출석해 빈자리에 명패만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야당 의원들 질문하자 정부, 새누리당 "의사진행 방해말라"
서별관 회의 핵심 인사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불참

조선 해운산업의 부실을 규명하고 구조조정 해법을 찾기 위해 8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서별관 청문회)에서 야권은 정부에 날을 세웠다. 이들은 핵심 증인 채택 불발, 서별관 회의 회의록과 대우조선해양 회계 조작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주로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과 정부 측은 "법적으로 제출 할 수 없는 자료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맞섰다.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연석회의 형태로 열린 청문회장에선 질문하려는 야당 의원들과 청문회 진행에 속도를 내려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맞섰다. 새누리당 소속 조경태 기재위원장과 같은당 지상욱 의원은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 의사진행 발언을 자제하고 질의 시간에 질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세월호 때처럼 진상을 파헤치려고 하니 '알려고 하지 말라'고 하냐"고 쏘아붙이며 '맹탕 청문회'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무위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당 박광온 의원 또한 청문회의 의미를 언급하며 의사 진행에 급급한 새누리당에 일침을 날렸다. 박용진 의원은 "이 청문회는 서별관 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지원한 4조 2000억짜리 청문회다. 대우조선해양이 없어지면 (피해액 합산) 57조 3000억 원이 공중에 흩어질 수 있는 청문회다"라고 경고했다. 박광온 의원 또한 "서별관 회의를 사람으로 치면 '중병에 걸려 곧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릴 것인지 방안과 방도를 찾는 청문회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와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권이 요구하는 청와대 서별관 회의 회의록과 감사원 자료에 대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장관은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제출 요구에 대해 "쌍방의 계약이 다 들어있어 기본적인 사안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열람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기에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모든 회의록을 공개해야 하느냐'고 반문하자 "모든 회의를 있는 그대로 공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대우조선해양에 4조 2000억 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논의했던 서별관 회의 핵심 멤버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내용 없는 청문회'가 됐다. 증인으로 채택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불참했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새누리당의 반발로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대신 박광온 더민주 의원은 이날 김기식 전 더민주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홍 전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의혹을 알고도 4조가 넘는 돈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서별관회의 직전인 지난 2014년 10월 국정감사 과정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2014년 하반기에 홍 전 회장을 따로 만나 현대와 삼성 등 해양플랜트 대규모 손실 거대화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분식회계 위험이 있으니 산은 직원을 통해서 점검하라고 했다. 2015년 초에 다시 확인했는데 산은 직원이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다고 해 다시 확인하라고 했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는 고도의 수법이 아니었다. 분식회계 구조가 단순한 형태로 돼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취임 직후 해양플랜트 관련 3조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발표했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으로 분류돼 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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