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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욕심내다 '당대표 리더십' 타격 입은 추미애


입력 2016.09.10 10:09 수정 2016.09.10 10:10        조정한 기자

최고위원들과 소통 없이 결정한 예방 계획에 비난

정치권 "통합도 중요하지만 성급하고 조급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일정 취소와 관련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고위원들과 소통 없이 결정한 예방 계획에 비난
정치권 "통합도 중요하지만 성급하고 조급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통합을 위한 광폭 행보를 시도하다 역풍을 맞았다. 보수층을 대변하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평가가 분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겠다는 계획에 당내 지도부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더민주를 수권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외연 확장' 시도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과도했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추 대표는 지난 8.27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통합'을 키워드로 내세운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자당의 대권 주자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대선판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더민주를 집권당으로 만들기 위해선 야권 지지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반영하듯 추 대표는 취임 첫날 공식 일정으로 야권 내 거부감이 큰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당시 추 대표는 묘역 방문에 대해 "전직 국가 원수에 대한 평가와 예우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저와 우리당 지도부의 공통된 생각이다"라며 "국가원수로서 그분들의 흔적은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더민주 신임 지도부가 통합을 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강조했고 지도부 또한 동의했다.

'통합'을 주요 과제로 생각했던 더민주 지도부였지만 추 대표의 일방적인 전 전 대통령 예방 결정엔 등을 돌렸다. 평소 추진력이 강해 '추다르크'로 불린 추 대표가 자칫하면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가 해당 사건으로 현실화됐다는 말이 나온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추 대표의 리더십과 관련된 해프닝이라지만 소통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며 "조직 구성원 중 하나로서 유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위원들도 당원들의 선택에 의해 선출된 것인데 소통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급하고 성급했다"고 평가했다. 전 전 대통령 예방으로 보수 측 표심을 흔드는 효과를 얻을 순 있겠지만 호남 지역은 회복 불능 상태까지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전 전 대통령의 문제는 정리된 역사가 아니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수사가 이어지고 있고 '전두환 추징금'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라며 "그 문제를 도외시하고 만나려고 마음먹었다는 것 자체가 지나치게 조급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수층이 몰린 TK(대구·경북)지역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겠지만 야권 지지층이 몰린 호남에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라며 "확장을 위해 TK 지역을 잡는다고 해도 호남을 완전히 잃게 되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추 대표는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든 세력을 포용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전 전 대통령이) 반성과 성찰을 거부하는 상태에서 예방은 적절하지 않다는 당과 국민의 맘이 옳다고 보인다"며 "민주당 대표로서 당과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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