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대한 의문의 교체로 의구심을 남긴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 게티이미지
경쟁자들 부진 속 무난한 활약에도 가장 먼저 교체 영국 언론 “손흥민에 대한 감독의 생각 바뀌지 않아”
토트넘이 AS 모나코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하프타임과 동시에 교체됐다.
토트넘은 15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AS 모나코와의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졸전이었다. 올 시즌 오랜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나온 토트넘은 안방에서 열린 모나코와의 경기에서 고전 끝에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가뜩이나 빡빡한 일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첫 판부터 패하며 모든 게 꼬여버렸다.
이날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4-2-3-1 전술로 모나코전에 나섰다. 포메이션만 놓고 보면 4-2-3-1 전술이지만 다이어를 포백 위에 바로 배치하는 4-1-4-1 전술에 가까운 공격적 포메이션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비교적 무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전반 8분에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만들었다. 케인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받은 손흥민이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수 라지의 호수비에 막혔다. 좋은 슈팅이었지만 상대 수비의 집중력이 돋보이며 한골을 도둑맞았다.
토트넘의 공격 전개는 대체로 무난했지만 수비진은 불안했다. 결국 전반 14분 모나코의 실바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라멜라의 패싱 미스를 받은 실바가 토트넘 수비진을 무너뜨린 뒤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0분에는 교체 투입된 르마나가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이번에도 수비진의 실책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토트넘 수비진은 문전에 있던 르마나를 마크하지 못했다. 수비진이 엉킨 사이 르마나가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전반 종료 직전 토트넘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알더베이럴트가 만회 골을 넣으며 반격의 신호탄을 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전반을 1-2로 마친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과감히 빼며 뎀벨레를 투입해 공격과 수비의 균형 맞추기에 돌입했다. 무리한 공격 전술을 수정해 좀 더 밸런스를 맞추면서 차근차근 역전승을 이루겠다는 각오였다.
토트넘에게 뎀벨레는 분명 필요한 카드였다. 토트넘으로서는 뎀벨레를 투입해 다이어와 중원을 형성하며 알리를 좀 더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필 희생양이 손흥민이었다.
반대쪽 측면의 라멜라가 부진했지만 오히려 손흥민이 가장 먼저 교체되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 내려졌다. 침묵했던 전방의 케인도 포체티노 감독의 변함없는 신뢰를 받았다.
뎀벨레를 넣고 라멜라와 케인을 믿었지만 두 선수 모두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원 강화를 위해서는 공수 밸런스가 좋은 미드필더를 투입하는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주춤한 케인과 라멜라가 아닌 손흥민을 과감하게 뺏다.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은 오히려 후반에는 더욱 경기력이 떨어졌고 포체티노 감독이 계산했던 동점골과 역전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결국 토트넘은 패하면서 포체티노 감독의 교체 카드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셈이 됐다.
하프타임에 손흥민을 뺀 포체티노 감독의 교체 카드에 대해 영국 매체 ‘스탠다드’는 경기 후 “후반 뎀벨레는 포체티노 감독에게 필요한 선수였고, 누가 뎀벨레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지를 추측하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손흥민은 여전히 포체티노 감독의 믿음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스토크전 맹활약에도 손흥민에 대한 포체티노 감독의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여전히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10일 열렸던 스토크 시티와의 경기에서 맹활약으로 손흥민은 모나코전에 선발 출전해 신임을 얻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하프 타임 때 교체 아웃되면서 포체티노 감독에게 확실한 신뢰를 주고 있지 못한 것으로 입증됐다.
오히려 포체티노 감독은 지지부진한 라멜라를 끝까지 챙기며 주전 경쟁에서 라멜라가 손흥민보다 우위에 있음을 다시금 확인만 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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