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는 무리뉴, 당연한 3연패 3가지 이유
맨시티와의 더비전 이후 공식 경기 3연패
부진한 루니와 포그바, 고집스러운 투입
충격의 연패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왓포드에 무려 30여 년 만에 패했다. 왓포드전 승리로 연패 사슬을 끊으려던 맨유의 계획도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맨유는 18일(한국시각)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왓포드와의 원정 경기서 1-3 패했다.
전반 33분 맨유는 카포우에에게 실점하며 0-1로 끌려 다닌 맨유는 공격의 고삐를 당긴 후반 16분 마커스 래쉬포드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38분 수니가에게 실점한데 이어 종료 직전에는 디니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굴욕적인 패배를 맛봤다.
공식 경기 3연패 중인 맨유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2013년 여름 퍼거슨 감독 은퇴 후 맨유는 데이비드 모예스와 임시 감독인 긱스를 거쳐 지난 시즌까지 루이스 판 할이 지휘봉을 잡았고, 새 시즌에는 완전한 도약을 위해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된 사령탑 주제 무리뉴를 선임했다.
여기에 폴 포그바를 비롯해 헨리크 미키타리안 그리고 에리크 바리 등을 영입하기 위해 거액의 이적료를 지급했고, 파리 생제르맹과 계약이 끝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시즌 전 예상과 달리 최근 맨유의 분위기는 말이 아니다. 위닝 스피릿을 잃어버린 듯 맨유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전 충격적인 1-2 패배에 이어 한 수 아래 전력으로 꼽히는 페예노르트와 왓포드에 연패하며 3연패를 이어가고 있다.
더비전이 열리기 전만 하더라도 맨유는 승승장구하며 새 시즌 프리미어리그 유력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이브라히모비치를 중심으로 공격진이 짜임새를 더하기 시작했고, 커뮤니티 실드를 시작으로 4연승 행진을 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더비전 패배에 이어 왓포드전까지 맨유는 3연패를 기록하며 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 모든 게 지난 일주일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그렇다면 시즌 초반 맨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⓵ 전술적 유연성이 부족했던 무리뉴의 대처 능력
이날 맨유의 무리뉴 감독은 4-2-3-1 대형으로 왓포드 사냥에 나섰다. 이브라히모비치를 원톱으로 두면서 래쉬포드와 마르시알 그리고 루니가 2선에 포그바와 펠라이니가 중원에 배치됐다. 포백은 발렌시아와 베일리 그리고 스몰링과 쇼가 지켰다.
큰 변화가 없다. 새 시즌 무리뉴 감독은 4-2-3-1 전술을 토대로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시즌 초반 연승 행진을 달리며 기대를 충족시키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 더비전 패배에 이어 페예노트르와 왓포드에 내리 패하며 무리뉴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2연패 후에도 무리뉴 감독의 전술 수정은 없었다. 중원의 압박이 헐거웠지만 포그바와 펠라이니를 지속적으로 기용했고, 공격진은 이브라히모비치에게만 공이 가면 그만인 단조로운 형태를 보여줬다. 견고했던 수비진 역시 시즌을 치를수록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새 시즌 새롭게 맨체스터 시티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주젭 과르디올라와 너무나도 대비되는 행보다. 과르디올라가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선수들에게 알맞은 옷을 입히면서 맨시티에 자신만의 색채를 만들었다면, 무리뉴 감독은 자신이 정한 틀에 선수들을 집어넣고 있다.
⓶ '최다 이적료'가 무색한 포그바의 방황
새 시즌 맨유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선수는 단연 포그바다. 공수 밸런스가 뛰어난 중앙 미드필더 포그바의 맨유 복귀는 팀의 마지막 퍼즐이 될 것으로 보였다. 포그바의 기량은 여전하지만 좀처럼 팀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잡지 못하고 있다. 유벤투스 시절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맨유에서의 포그바는 펠라이니와 함께 팀의 3선을 구축하고 있다.
수비 지역에서의 움직임이 유벤투스 시절보다 늘어나게 된 셈이다. 역할이 달라졌다면 스타일도 달라져야 했지만 포그바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시즌 초반 펠라이니와 준수한 호흡을 보여주며 역시 포그바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장점보다는 단점이 돋보이고 있다. 중앙에서의 움직임보다는 중앙에서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 그리고 공간이 생겨야 진가를 발휘하는 유벤투스에서의 포그바와는 사뭇 다르다.
⓷ 계륵된 루니. 빼자니 아깝고, 넣자니 불안하고
시즌 초반 루니는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되며 부활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더비전에서도 이번 왓포드전에서도 루니는 부진했다. 팀 공격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루니가 잠잠해지면서 맨유의 공격 전개 양상도 단조로워졌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과 달리 최근 공격 포인트가 없는 루니다.
왓포드전에서도 루니는 단 한 차례도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공격을 조율하는 조력자와 공간이 나면 직접 상대를 두드리는 해결사의 역할을 모두 부여받았지만 너무나도 잠잠하다. 게다가 루니는 무리한 크로스와 침투 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몇 차례 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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