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 한화, 어떻게 가을야구 실패했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6.10.05 10:22  수정 2016.10.05 14:42

최근 몇 년간 수백 억 원 투자하고도 가을야구 실패

김성근 감독, 불통의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

한화의 가을 야구는 9년 연속 찾아오지 않았다. ⓒ 연합뉴스

독수리의 가을은 결국 올해도 돌아오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2일 넥센전에서 패하며 5강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됐다. 한화가 가을야구에 마지막으로 진출한 해는 지난 2007년이다. 당시 한화는 67승 2무 57패 승률 0.540의 성적으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더 이상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한화의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LG 트윈스(2003~2012시즌)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 9년은 한화 팬들에게 그야말로 인고의 시간이었다. 류현진, 김태균 등 동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수준의 선수들을 보유했고, 김인식-김응용-김성근 등 역대 KBO 최다승 감독 반열에 오른 베테랑급 명장들이 돌아가며 한화의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도 독수리 군단을 암흑기 수렁에서 구원해주지 못했다.

특히 최근 2년의 실패는 한화 입장에서 더욱 뼈아프다. 한화는 2014시즌이 끝난 뒤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을 위하여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이미 영입한 정근우, 이용규를 필두로 배영수, 권혁, 송은범, 정우람 등 고액의 외부 FA들이 대거 합류했고, 에스밀 로저스, 윌린 로사리오 등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의 대형 외국인 선수들까지 가세했다.

전임 한대화-김응용 전 감독 체제에서 젊은 선수 육성을 통한 리빌딩과 세대교체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김성근 감독 시대의 한화는 철저하게 당장의 성적 반등에 초점이 맞춰진 팀 개편이었다. 그 결과 한화는 라인업의 고령화와 함께 올 시즌에는 팀 연봉총액 1위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시즌 개막 전 한화를 우승후보로까지 꼽은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한화는 여전히 가을야구의 문턱을 넘는데 실패했다. 10구단 체제로 확대되며 포스트시즌의 문호가 4강에서 5강으로 넓어졌지만 한화에는 여전히 넘기 힘든 벽이었다. 비록 하위권을 벗어나며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친 것은 반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동안 구단이 시도한 천문학적인 투자와 전력보강을 감안하면 여전히 5할에도 못 미치는 승률은 사실상 ‘실패’라고 결론을 내려도 무방하다.

더구나 한화는 올 시즌의 성과는 둘째 치고 ‘김성근 야구’의 후유증으로 장기적으로 팀의 미래까지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선수 혹사 논란과 권위적인 불통 리더십으로 2년 내내 도마에 올랐던 김성근 감독의 팀 운영은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즉시 전력감을 보강하기 위하여 전임 감독체제에서 공들여 육성하던 유망주들이 대거 팀을 떠나면서 라인업은 고령화됐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에 시달리거나 저조한 성적에 그치면서 내년 이후에도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내년까지 한화와 계약이 남아있다. 김 감독은 이미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내년 시즌 준비를 염두에 두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성근 야구에 염증을 느낀 팬들 사이에서 교체 여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전망은 비관적이다. 어느덧 강산이 변할 시간이라는 10년에 접어들 한화의 암흑기 탈출에 언제쯤 서광이 비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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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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