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아닌 철퇴, 산책 수비에 울린 경종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10.06 22:37  수정 2016.10.06 22:38

슈틸리케호, 카타르 홈으로 불러들여 3-2 진땀승

침대 축구 대신 예리한 역습으로 수 차례 위협

침대 축구만 잔뜩 경계했던 슈틸리케호는 상대 역습에 허를 찔렸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머쓱한 승점 3짜리 경기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3차전에서 3-2 진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의 수훈갑은 역시나 주장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은 무거운 움직임을 보였던 지난 중국, 시리아전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며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쳐 다시 한 번 대체 불가 자원임을 입증했다.

기성용은 전반 10분 측면에서 올라온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 카타르 골망을 갈랐다. 기성용의 득점은 지난해 11월 라오스와의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기성용은 이후에도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침투 패스로 카타르 수비진을 초토화시켰다. 여기에 역습 또는 느슨하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 때를 제대로 인지하며 탈아시아급 경기 조율 능력으로 대표팀 공격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수비수들이 공격진의 활약에 응답하지 못했다. 빠른 역습을 전술로 들고 나온 카타르는 기성용의 득점이 나온지 4분 만에 한국 수비의 느슨한 압박을 틈 타 세바스티안 소리아가 침투했고 페널티킥을 얻어내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카타르는 전반 종료 직전 역전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이번에도 경기 내내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소리아의 발끝에서 골이 만들어졌다.

사실 카타르는 무승부 전략으로 나올 것이란 예상과 달리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한국 홈팬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즉, 침대 축구가 나오지 않자 오히려 한국 수비수들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대가는 컸다. 안이하게 수비라인을 형성했던 대표팀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고도 역습 상황 때마다 소리아 1명에게 휘둘리는 굴욕적인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상대의 침대축구만을 잔뜩 의식하다 ‘철퇴 축구’에 크게 당하는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후반 2골을 넣으며 재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공격진을 나무랄 데 없었다. 손흥민은 아시아 최고 선수다운 몸놀림으로 역전골을 만들었고, 후반 교체 투입된 김신욱은 타겟맨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김신욱과 좋은 호흡을 보인 지동원은 물론 중원 사령관 기성용도 투혼을 불살랐다.

그러나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듯 역습 한 번에 허둥거리는 수비진은 슈틸리케 감독의 숙제로 남게 됐다. 특히 2실점의 빌미가 된 홍정호는 전반에 이어 후반에도 무리한 수비를 펼치다 2장의 경고를 받았고, 결국 퇴장 당해 경기 막판 수세에 몰리는 원흉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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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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