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김신욱? 활용법 찾으니 필승카드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10.08 00:03  수정 2016.10.07 21:24

카타르전 후반 교체 투입돼 2골 기여...전술적 가치 입증

김신욱은 카타르전에서 비록 직접 골을 넣은 것은 아니지만 공중볼 장악과 공간 활용, 수비 가담 등을 통해 전술적 가치를 입증했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더 이상 키만 큰 계륵이 아니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카타르전 해결사로 솟아오르며 대표팀에서도 필승카드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신욱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카타르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서 1-2로 끌려가던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 한국의 3-2 역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김신욱은 특유의 제공권을 앞세워 카타르 수비를 끊임없이 위협했다. 후반 10분 지동원의 동점골도 김신욱의 공중볼 장악에서 시작됐다. 홍철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김신욱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카타르 수비수와 경합을 이겨내고 지동원 앞에 볼을 떨어뜨려 줬다.

지동원은 상대 수비를 맞고 약간 굴절된 공을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동점골을 넣었다. 김신욱의 머리를 활용한 롱볼 축구의 정석적인 득점 공식이었다.

2분 만에 손흥민의 역전 결승골에도 김신욱이 보이지 않는 공헌이 있었다. 신장 196cm의 김신욱이 문전에 자리를 하고 있으니 카타르 수비는 공중볼이 아니어도 의식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수비가 중앙으로 몰렸다.

김신욱이 수비를 끌고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헐거워진 수비 뒷공간을 한국의 2선 공격진이 침투하기 수월해졌다. 기성용 킬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간결한 마무리로 세 번째 골이 이어지는 동안 카타르 수비수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김신욱 활용법'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고 해도 좋을 장면이었다.

김신욱은 후반 20분 홍정호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상황에서는 수비수 출신답게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카타르의 막판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세트피스 때마다 공중볼을 걷어내고 전방에서부터 압박에 가담, 한국의 승리를 지키는데 힘을 보탰다.

김신욱은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컵과 월드컵 등 다양한 국제대회를 누볐지만 항상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선수들이 김신욱의 제공권을 의식해 습관적으로 공중볼을 올리는 상황이 잦아졌다. 본의 아니게 ‘뻥축구’의 오명을 뒤집어썼다. 역대 대표팀 사령탑들도 김신욱의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활용하기 까다로웠던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이란으로 이어지는 월드컵 최종예선 3-4차전에 김신욱을 호출했다. 작년 동아시안컵 이후 1년만이었다. 공격루트의 다양화가 절실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직선적인 루트로 상대의 견고한 밀집수비를 깨뜨릴 수 있는 비장의 무기로 김신욱을 선택했다.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김신욱은 카타르전에서 비록 직접 골을 넣은 것은 아니지만 공중볼 장악과 공간 활용, 수비 가담 등을 통해 전술적 가치를 입증했다. '난적' 이란과 11일 월드컵 최종예선 을 앞두고도 김신욱은 한국의 든든한 최종병기가 될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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