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리막길 타는 중국에서 좀 벗어나자
<호호당의 세상읽기>우리보다 4년 뒤처져서 우리 걸은 길 따라와
G20 정상회의는 오늘날 지구촌에서 힘 좀 쓴다는 나라들의 정상들이 모여서 현안들을 토의하는 가장 큰 외교 행사이다. 2008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이래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영미권에서만 불규칙적으로 개최되다가 2010년부터는 해마다 1회씩 정례적 회합이 되었다.
정례화 이후 처음 열린 2010년 대회는 그 장소가 바로 서울이었으니 영미권 밖에서 열린 최초의 회의였다. 그렇기에 2010 G20 서울 정상회의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인 외교적 쾌거로서 당시 이명박 정권이 이룩한 대단한 성과였다.
오늘날 지구촌의 1등급 강국은 바로 G8이다. 미국과 독일,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가 그들이다. 여기에 2등급의 12개 나라가 끼어든 것이 G20 정상회의이다.
재미난 점은 중국 역시 G8 멤버 중에 들어있지 못했다는 점인데, 사실 이는 당연한 것이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급성장한 후발주자인 까닭이다.
우리 미디어에서 워낙 중국에 대해 G2 국가라고 칭송해주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미국이 중국더러 G2라고 불러준 것은 나름 이용가치가 있겠다 싶은 나머지 깡통을 도려내어 급조한 엉터리 훈장이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어려워진 미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양국 간의 대화 채널에서 미국이 중국더러 돈 좀 넉넉히 쓰라고 붙여준 명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순순히 응해주지 않자 그 이후 미국은 더 이상 G2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덩치가 큰 탓에 중국이 2010년부터 일본을 제치고 GDP 총액 2위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이고 신흥국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직은 총체적 힘에서 미국의 비교 대상이 아닌 까닭이다.
그런데 2013년 시진핑이 권좌에 오른 이래 중국은 몸에 맞지 않는 외투를 걸치기 시작했다.
과거 중화제국의 영광과 위상을 되찾겠다 나선 것이다. 주변 모든 나라가 찾아와서 고개를 숙이고 엎드리면서 조공을 바치는 글로벌 중앙의 나라가 되겠다는 것이 시진핑이 취임 일성으로 내지른 '중국의 꿈'이고 또 '신형대국관계'이다.
시진핑은 그 첫 번째 단계로서 미국을 태평양 저편으로 몰아내겠다는 원대한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그런 다음에 북한과 우리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섬나라 일본, 동남아 일대를 모조리 중국의 영향권 안에 쓸어 담을 것이며 그런 연후에 서서히 미국을 제압하고 글로벌 중화제국으로 등극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중국이다.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은 그 이름이 '랴오닝'이다. 구 소련의 미취역 항공모함을 사들여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으로 개조 중에 있으며 아직 실전 배치가 되지 않았지만 그 이름만큼은 원대한 야심을 품고 있다.
현대 중국어론 '辽宁'이고 한자로는 遼寧(요녕)이다. 이는 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중국 동북지역의 성 이름인 랴오닝성 즉 요녕성을 뜻한다. 하지만 중국은 동북삼성 지역을 만주족의 땅이란 이유로 중시하지 않는다.
진짜 뜻은 한자 자체에 있다. 멀 遼(요)에 편안할 寧(녕)인데, 사실 寧(녕)에는 상대를 제압한다는 뜻이 들어있다. 따라서 '먼 바다까지 제압하겠다'는 뜻이 바로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 호의 의미이다. 장차 강한 항공모함 함대를 만들어 미국의 태평양 해군을 마침내 제압하겠다는 의미이다.
미국 해군을 몰아내고 제압하기 위해선 일단 뭔가 시비를 틀고 분쟁거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남사군도 분쟁이고 센가쿠 열도 분쟁이다.
미국은 이 시비 틀기에 대해 자국의 군함을 보내어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음을 무력시위로 보여주는 한편 필리핀을 동원해서 중국의 남사군도 점유를 불법으로 만들어놓았다. 물론 중국은 길길이 날뛰고 있다.
(매일 아침 국영 텔레비전인 CCTV를 통해 미국의 폭거를 맹비난하고 있는데, 나 호호당은 이제 너무나도 지겨워서 시청하지 않고 있다. 사드 배치 역시 대한민국 안의 지식인들과 야당이 맹렬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이다.)
2010년에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이 이번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열렸다. 항저우는 중국이 자랑하는 명승고적지로서 호반의 도시이다.
아마도 중국이 이번에 미국 오바마를 엄청 망신을 주거나 괴롭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공항에서부터 푸대접을 했다.
G20 회담은 글로벌 강국들을 초빙해서 펼치는 일대 잔치이기도 하건만, 가장 중요한 국빈인 미국의 오바마를 공항 활주로에서부터 망신을 준 중국이다. 이어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선 서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더니 오늘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시진핑은 사드 배치를 노골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 미국에게 당당하게 맞서는 시진핑을 보면서 중국 인민들은 통쾌해할 것이라 본다. 아이구, 속이 다 시원하네! 하면서 말이다.
중국은 여전히 황제의 나라이고 유교의 나라이다. 다만 옛날의 황제가 오늘날엔 공산당이라는 차이밖에 없다. 시장경제 국가라고 하지만 중국은 청나라 시절부터 이미 시장경제였다. 따라서 중국은 사실상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 나라이다. 다만 모택동 시절에 잠시 사회주의 체제를 실험해본 것이 전부이다.
황제 역할을 맡은 시진핑이 미국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맞짱을 뜨는 모습에 중국 인민들이 감동을 받는 이유이다. '나라님'의 위풍 당당하신 모습을 보고 환호하는 것이다.
중국은 2010년대가 끝나기 전에 아직 인간이 가보지 못한 달 뒷면에 유인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붉은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꽂아놓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중화제국 황제의 위엄을 미국이 가보지 못한 달 뒷면에까지 미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은 모든 면에서 전시적이고 과시적인 일들만 찾아서 해가고 있다. '중국의 꿈'이 차근차근 실현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보여주고자 하는 대상이 과연 누구인 걸까?
세계 만방에? 물론 그런 면도 없지는 않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다. 정작 보여주고자 하는 대상은 중국 인민들이다. 그를 통해 공산당 1당 독재의 정당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당의 영도를 믿고 따라오기만 하면 만사 다 잘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기 위해 참으로 애쓰는 중국 공산당이고 시진핑 체제인 것이다. 그러니 현재 중국은 거대한 '정치 쇼'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수뇌부들은 바다에서 현재로선 그리고 꽤나 오랜 세월 동안 미 해군력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걸 모른다면 그건 바보 멍텅구리란 얘기가 된다.)
그렇기에 더더욱 화려한 정치 쇼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나 호호당은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정치 쇼는 정확히 말할 것 같으면 국제적으론 외교적으론 이익이 아니라 손해가 된다는 사실이다. 외교의 기본은 어디까지나 선린을 통한 협조 체제의 구축에 있지 맞짱 뜨는 것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수뇌부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은 어쨌거나 내부 인민들로부터 정통성과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이 급선무란 생각을 하고 있기에 이번에 보여준 것과 같이 거칠고 난폭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북한 역시 툭 하면 우리 쪽을 향해 무서운 소리를 해댄다. 이젠 만성이 된 탓인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지만 말이다. 중국이 북한보다는 조금 나은 편이긴 하지만 여전히 중국이 발하는 메시지들은 대외용이라기보다는 대내 과시용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달리 말하면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역시 체제의 기반이 그만큼 약하다는 얘기로 귀결이 된다. 중국 역시 양극화가 심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인민들의 불만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최근엔 성장의 둔화로 인해 청년들의 일자리 마련이 너무나도 어려워졌다.
중국이 거대한 토목공사인 일대일로를 시작하고 미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그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란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바람에 중국은 잘못되어가고 있다. 주변 인근의 나라들을 모조리 적으로 돌려놓고 있지 않은가.
이 대목에서 내 예측을 털어 놓기로 하자.
중국의 국운을 보면 우리와 정확하게 4년 뒤처져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2012년부터 기울기 시작해서 내년 2017년 말이면 어려워질 것이라 보는데 이에 중국은 올해 2016년부터 기울기 시작해서 2021년이 되면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라 본다.
그렇기에 2023년에 끝나는 시진핑 체제가 무사히 마무리될 것 같지 않다고 본다.
오바마에게 기합까지 주면서 겉으론 맹위를 떨치고 있는 중국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탄력을 잃고 기울고 있듯이 중국 또한 금년으로서 탄력을 상실하고 맹렬히 기울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제 중국에서 슬슬 빠져나올 때가 되었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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