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얼굴' 전면 등장…지배구조 개편 '가속페달'
<이제는 이재용 시대①>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
2년간 입증된 경영능력 바탕...사실상 그룹 승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사실상 그룹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한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에 이은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 2년간 입증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삼성의 변화와 혁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넘어야 할 산도 크다. 최근 갤럭시노트7 발화문제로 위기 속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 부회장은 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극복해내야 한다. 또한 삼성그룹의 최대 숙원 과제인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재편에도 더욱 속도를 내면서 제 2의 반도체 성공신화를 재현할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전력투구해야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등장한 이 부회장이 풀어야할 삼성의 지배구조재편과 미래 경영전략, 신사업, 과제 등을 총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편집자 주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 2년간 입증된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내 등기이사 선임은 이사회의 일원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책임경영에 본격 나선다는 의미다. 이러한 책임경영 체제 확립을 위해서라도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과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후 삼설물산과의 합병이라는 두 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부친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경영전면에 나선 지난 2014년부터 석유화학과 방산 등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등 이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다.
삼성은 이미 지난 1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를 전량을 인수한 데 이어 8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증권 지분을 매입하는 등 삼성생명 위주로 금융계열사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자사주 추가 매입 등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밑으로 들어가는 구조를 만들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을 통해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현행 공정거래법·은행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법률 등에서 금융과 산업 계열사를 반드시 분리하도록 하는 ‘금산분리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어 보다 현실성 있는 규제로 제시되고 있는 ‘금융중간지주회사법’이 먼저 통과돼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속도는 유동적이다.
또 다른 축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확대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 보유 지분이 0.6%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커 삼성전자 지분율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경우, 16.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4.1%)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결국 그룹 지배구조 전환에서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금융부문과 마찬가지로 삼성물산을 통해 전자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를위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업부문을 투자부문과 분리시킨다는 것으로 인적분할로 설립된 삼성전자투자회사가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12.2% 자사주로 삼성전자사업회사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삼성물산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삼성전자투자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홀딩스를 출범해 전자와 금융 등 그룹 대부분 회사 지분 확보를 통해 지배구조를 보다 견고히 만드는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관건은 지분 정리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19.3%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를 어떤 형태로든 정리해야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시나리오의 첫 단추인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 속도도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어떻게 확보해 지배력을 높이느냐가 지배구조 개편의 관전 포인트”라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은 법제도 개편이 먼저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등기이사 선임 이후 개편 속도 등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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