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3년 만에 동반흑자 '턱걸이'…구조조정 효과
흑자 규모 미미…업황개선 없이 비용절감으로 버티기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올 3분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분기 실적으로는 2013년 3분기 이후 3년, 12분기만의 동반흑자지만, 매출 대비 흑자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고, 그나마도 설비와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감량효과’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으로 보긴 힘든 상황이다.
20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예상 평균치)는 매출 9조6050억원, 영업이익 3223억원, 삼성중공업은 매출 2조4499억원 영업이익 581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아직 컨센서스가 나오진 않았으나, 매출액 3조1000억원대, 영업이익 3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2%대, 대우조선해양은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그나마 현대중공업이 3%대로 높은 편이지만, 꾸준히 높은 수익을 내온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조선 부문 이익률은 다른 경쟁사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조선 3사 모두 손익분기점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그마저도 정부와 채권은행들의 압박에 못 이겨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플로팅 도크 매각 등 덩치를 줄이며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라는 점에서 조선 빅3 동반흑자가 마냥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최근 일부 상선과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워낙 오랜 기간 수주가뭄이 이어졌기 때문에 획기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예상대로 3분기 흑자달성에 성공할 경우 지난 1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게 되지만, 그동안 영업이익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게 정유부문(현대오일뱅크)이었고 이번 분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점에서 착시효과가 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인력감축에 따른 일회성 비용 2000억원을 털어내고도 3분기 영업이익이 획기적으로 오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성과로 보긴 힘들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부실이 처음 공개된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온 기나긴 적자행진을 올 3분기에 마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적자구조를 완전히 털어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인력감축 비용을 과거 실적에 반영한 다른 조선업체들과 달리 대우조선해양은 이달부터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어서 여기에 소요되는 대규모 위로금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경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다.
더구나 소난골 프로젝트의 인도 지연에 따른 손실을 어느 시점에 반영하느냐에 따라 3분기 흑자 여부도 불투명할 수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는 요즘 같은 시기는 큰 폭의 이익을 기대하기보다는 비용을 최소화해 적자를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국제유가 등 명확한 시황 개선 요인이 없어 당분간은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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