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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자리를 박차고 나가며 "어떻게 하자는거야!"


입력 2016.10.31 12:06 수정 2016.10.31 17:15        이슬기 기자

"야당이 제안하는 것 다 수용했는데도 반대만...어쩌라는 건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야당의 거국내각 거부 문제에 대해 항의하며 국회의장실을 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김교흥 의장 비서실장, 정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데일리안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야당의 거국내각 거부 문제에 대해 항의하며 국회의장실을 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반성도 없이 오자마자 무슨 '정치공세'야?"
"정치공세? 누가 먼저 정치공세 했는데?"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에 빠진 정국 수습을 위해 31일 모였지만, 고성만 오간 채 단 3분만에 파행을 겪었다.

시작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이었다. 당초 이날 회동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의장실에서 모여 모두발언 없이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가 비공개 전환 직전 정 의장을 향해 "제가 말씀 좀 잠시 드리겠다"고 발언을 청하면서 야당의 태도에 대한 직격탄을 쏟아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제안했다며 "심사숙고 끝에 여야가 인정하는 중립적 인물에게 내각을 맡겨서 국정을 안정시켜야한다는 충정에서 비롯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이후 즉각 나온 '일고의 가치도 없다', '꼼수다'라는 야당의 반응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며 "거국내각 제안은 야당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한 분도 예외 없이 먼저 제안한 내용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개헌특위는 의장이 제안하고 야당지도자들이 제안해서 우리가 받겠다고 했고, 특검과 거국내각도 우리당이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하자는 거냐"라며 "야당도 국가적 위기를 수습하는 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지, 어떻게 국가 위기를 볼모로 해서 정치공세로 일관해서야 되겠느냐"고도 했다.

특히 야당에서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파문의 핵심인 박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과 관련, 그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입맛에 맞는 특검을 어떻게 추천하겠느냐. 내용적으로 (특검은) 야당의 틀에 맞는 사람을 다 추천하게 되어있다"며 "나라를 어떻게 하자는 건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하야정국으로, 탄핵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건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상기된 표정으로 정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던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렇게 이야기하면 더이상 할말 없다. 반성도 없이 오자마자 무슨 정치공세인가"라고 반박하자, 정 원내대표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면서 "나도 할말 없다. 정치공세라니 누가 먼저 정치공세 했느냐"고 맞받아쳤다.

정 의장이 "정 대표 이리로 오시라"며 중재에 나섰지만, 정 원내대표는 "우리는 다 수용했으니 (야당이) 답을 달라. 이제 더이상 받아들일 내용도, 제안도 없다"며 의장실을 나가버렸다. 결국 정 원내대표가 빠진 채 정 의장과 야당 원내대표 간 회동으로 진행됐고, 이마저도 13분여만에 끝났다.

이에 따라 두 야당 원내대표는 내달 1일 오전 3당 원내대표 재회동을 열되, 새누리당의 태도 변화를 지켜본 뒤 향후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박 원내대표가 정 원내대표에 연락을 취해 회동을 청하기로 했으며, 박완주 민주당 원내수석이 회동 실무를 담당키로 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정진석 원내대표가 아무리 불만이 있더라도 언론앞에서, 또 존경의 대상인 국회의장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갈등을 풀어가야 할 정부여당 원내대표가 갈등을 조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내표는 이어 "그렇다고 우리 야당마저 이 정국을 갈등으로 계속 이어가야 하느냐라는 문제에 대해서 깊이 고민했다"고도 했다. 또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번 사태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통일해서 사용키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 대표는 박 대통령과 3당 대표 간 영수회담 문제를 당 의원총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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