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논란…여의도 증권가 '낙하산 친박' 표정관리
증권가 낙하산 친박 인사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
일제히 "최순실 모른다" 선긋기 나서
여의도 증권가에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이 불고 있다. 특히 정권 말 낙하산으로 자리를 꿰찼다는 비난을 받아온 관련 인사들은 곤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논란으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낙하산 꼬리표를 달고 증권가로 이동한 인사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이들을 두고 '폐족 친박'이라는 뒷말도 무성하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 출범하는 미래에셋대우의 사외이사로 변환철 이사가 선임될 예정인 가운데 변 이사의 한국문화재단 이사 역임 경험이 논란이 되고 있다. 변 이사의 선임은 오는 4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변 이사는 현재도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변 이사가 한국문화재단 활동을 통해 박근혜 정부 구성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출범을 두 달 앞둔 미래에셋대우도 최순실 게이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한국문화재단에서 일한 것은 맞지만 나머지 의혹은 추측성으로 알고 있다"며 "워낙에 대우증권 시절부터 사외이사를 역임하셨기 때문에 내부에서 선임확정에 대해서 변동사항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화재단은 박 대통령이 32년 이사장을 맡았던 단체다. 박 대통령 후보시절 임원 대부분이 박 대통령의 선거를 도우면서 장학재단인지 제2선거 캠프인지 구별할 수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변 이사는 선거 운동 당시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을 지냈다. 또한 변 이사는 2013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내정됐다가 돌연 사퇴한 바 있다.
한국문화재단은 변 이사 이외에도 박 대통령 경선 캠프 기획조정특보 출신인 최외출 교수, 친박성향 교수모임인 바른사회하나로 연구원 출신 김달웅 이사, 정수장학회 수혜자 모임인 상청회 출신 김삼천씨 등 박대통령과 사적 인연이 깊은 임원으로 구성돼 있었다. 변 이사에 대한 의혹을 거둘 수 없는 이유라는 지적이다.
"대표 친박 인사...입 맞춘듯 '최순실 모른다'"
낙하산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친박 인사들은 하나 같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는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담을 느낀 조 감사는 외부와 연락을 끊었고, 닷새만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순실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조 감사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3년 5개월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면서 '박근혜의 입'으로 불려왔다.
조 감사는 제2부속실의 존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2부속실은 지금 제가 알기로 없다"며 "부속실은 딱 하나있다. 그 부속비서관이 정호성"이라고 답했다. 제2부속실은 과거 대통령 부인을 보좌하는 목적으로 운영됐고 현재 제2부속실에는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이 소속돼 있었다. 각종 내부 증언과 자료에 따르면 사실상 '최순실 전담부서'로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포진된 '친박 인사' 역시 마찬가지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출신이다. 이번 정부의 금융정책 구성에 의견을 보탰다. 또한 지난 20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다. 정 이사장 내정 소식에 거래소 노조는 출근저지 운동을 벌였다. 진통 끝에 취임한 정 이사장은 최순실 게이트로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히는 정 이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이 지난달 25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취임기념 간담회에서 "최순실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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