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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와 본격 경쟁 예고…수서고속철도(SRT) 요금↓ 편의성↑


입력 2016.11.02 19:22 수정 2016.11.03 20:40        박민 기자

12월 중순 개통…경기도 평택까지 '18분' 주파

좌석 공간은 KTX보다 넓히고 와이파이도 '빵빵'

12월 중순 개통…경기도 평택까지 '18분' 주파
좌석 공간은 KTX보다 넓히고 와이파이도 빵빵

오는 12월 중순 개통을 앞두고 있는 서울 강남구 SRT 수서역.ⓒ데일리안 박민 기자

2일 오전 10시 10분 서울 지하철 3호선 수서역에서 연결된 통로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니 지하에 수서발고속철도(SRT) 플랫폼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봐왔던 KTX 지상 역사 플랫폼과는 느낌이 달랐다.

SRT는 서울 강남 수서역에서 경기도 화성 동탄역, 평택 지제역을 거쳐 부산과 광주-목포를 오가는 새 고속철도 노선이다. 오는 12월 중순 개통을 앞두고 있으며 코레일 KTX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수서에서 출발하는 만큼 기존 서울·용산역 출발 KTX와 비교해 이동시간도 단축됐다. 동탄역까지 14분, 지제역까지 18분만에 주파한다. 이후 천안아산역을 앞두고 기존의 KTX 노선을 공유해 부산까지는 2시간 21분, 목포까지는 2시간 7분에 도달한다. 약 7~8분 정도 줄어든 것.

SRT 일반실 내부.ⓒ데일리안 박민 기자

SRT는 기존 KTX 파란색과 차별화를 둬 전체적인 색상을 버건디(진한 자주색) 컬러로 디자인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액운을 막아주는다는 의미의 '팥죽색'을 채택해 무엇보다 안전을 중시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SRT는 기존 KTX 보다 편의성을 한단계 높였다. 보다 넓어진 좌석공간에 좌석마다 콘센트 설치, 50MB의 무료 와이파이 등을 제공한다. 실제 일반 좌석에 앉아보니 앞 좌석까지의 무릎공간이 기존 KTX 보다 넓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SR(SRT 운영사)측에 따르면 기존 KTX-산천의 무릎공간은 14.3cm로 SRT는 이보다 5.7cm 넒은 20cm다. SR 관계자는 "항공기와 같은 슬림핏 시트를 적용해 좌석 앞 뒤 간격이 5.7cm 넓어졌다"며 "기존 KTX보다 넉넉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편안한 여행을 돕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 평균 신장인 본보 기자가 좌석에 앉은 모습. 무릎 앞 공간이 넉넉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데일리안 박민 기자

또한 각 좌석 바로 아래에 두개의 콘센트를 설치해 승객들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의 충전도 용이하게 했다. 터널 내 구간이 길어 바깥 풍경을 보지 못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각 좌석에는 영상을 시청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이어폰잭도 마련했다.

특히 무료 와이파이의 경우 일반실은 50MB, 특실은 100MB를 제공한다. 별도의 인증절차 없이 바로 잡아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KTX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 속도(20Mbps) 보다 8배 빠르고, 용량(30MB)은 2~2.5배 수준으로 개선했다는 게 SR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도 신경썼다. 전체 10량 중 4호차 1량을 장애인, 노인 등이 우선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전용칸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요금은 일반석과 동일하지만 보다 안락한 시트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목베게, 바닥 카페트 등을 제공한다.

국내 최장 율현터널에 비상구 20개...동탄역에는 스크린도어

이날 수서역에서 승무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열차가 출발하자 가장 먼저 어둠속으로 진입했다. 국내 최장 터널인 율현터널을 지나기 위해서다. 이 터널은 지하 40~50m 공간에 시공되는 대심도 터널로, 수서~지제 총연장 61.1km 중 무려 86%를 차지한다.

이에 컴컴한 터널 안에서 열차 밖 풍경을 즐기기엔 어렵다. SR에 따르면 열차는 출발한지 3~4분만에 최고 속도인 300km에 다다른다. 어둠속에서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지만 큰 소음이나 진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날 보조 기관사로 동승한 김진태 기관사 매니저는 "아무래도 터널 내부가 어둡다 보니 구조물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지상보다는 긴장을 많이 하고 신경을 더 쓰게 된다"고 말했다.

철도시설공단은 터널 구간을 화재사고 등에 대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했다. 공단 관계자는 "평균 2.3km 간격으로 대피통로 20개소를 설치했으며, 지상으로 곧장 연결되는 수직구는 16곳을 조성했다"면서 "화재시 3~20분대에 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지하 대도심에 건설된 SRT 동탄역 전체 투시도.ⓒSR

수서역에서 출발한지 정확히 14분만에 SRT동탄역에 도착했다. SRT동탄역은 세계 최초로 지하 대도심에 건설된 고속철도역사다. 이곳은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의 소음완화 및 풍압 해소를 위해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지하구간 고속철도 역사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없다"면서 "국내 장대 터널에서 발생하는 풍압이나 소음 등을 확인하고 외국 유사사례 등을 검토해 설계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SRT 운임은 출발지점이 KTX와 다른 만큼 평균 10% 저렴하다. 수서에서 부산까지는 5만2600원, 목포는 4만6500원이다. 여기에 장거리 할인 등 운임 산정방식을 다양화해 수서~동대구, 수서~광주송정 구간의 운임은 최대 14%까지 낮췄다.

SR 관계자는 "기존에 서울역과 용산역 등을 이용했던 고속철도 수요를 상당부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호남선과 경부선 분기점인 오송역의 경우 KTX와 경쟁이 치열한 접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시승식에서 "1800년대 말 철도 역사가 시작된 이래 117년만에 최초로 경쟁체제가 도입됐다"면서 "고속철도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경쟁체제를 도입해 그 의미가 클 뿐만 아니라, 국내 최장터널의 개통, 서울 강남지역에 거점역 기능을 할 수서역의 출범 등도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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