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비문 동맹설'에 민주당 중진들 '발끈'
"정치 동맹? 수습하자고 모인 것, 주류 비주류 나누거나 지도부 배제할 때 아냐"
여야의 비주류 의원 및 중진의원 일부가 '정치적 동맹' 성격의 협의체를 구성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들이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해당 모임은 민주당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변재일·박영선 의원을 주축으로, 김성수·최명길 의원,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여기에 새누리당 비박계 정병국 의원도 합류하면서 정가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특히 친노(친 노무현)계로 분류되면서도 대표적인 온건파·협상파 인사로 꼽히는 원혜영·문희상 의원도 동석했다. 모임에 참석한 의원실 측에 따르면, 변 의원 등이 여야를 떠나 현 시국을 수습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선 당 중진들의 총의도 함께 모을 필요가 있다며 두 의원의 동참을 제안했다고 한다. 박 의원도 최근 당 의원총회에서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와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모임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견이 생긴 건 전날에 이어 4일 오전 두번째로 진행된 회동에서 '지도부 배제'라는 내용이 나오면서다. 이 자리에서 일부가 "각 당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당리당략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도부나 주류 외에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수습을 논의해보자"는 식으로 발언했다. 이른바 새누리당 친박(친 박근혜)을 제외한 비박(비 박근혜)계, 민주당 비문(비 문재인) 등 야권 비주류 일부가 협력해서 '정치적 동맹'을 결성하자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자 원혜영 의원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다. 여야가 뜻을 모으자는 논의를 하는데 왜 주류 비주류를 따지고 지도부를 배제하자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느냐"고 말했고, 문희상 의원도 "그런 내용은 이 모임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문제가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당 모임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부터 '여야 비주류의 세력 규합'이라는 전망이 보도를 통해 번져 나갔다. 다만 중진의원들은 해당 모임의 성격이 당초 취지와 벗어날 경우, 향후 모임 참석 여부를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계획이다.
원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국이 너무 어지러운 상황에서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 일부 공범 외에는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대로 대책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로 모임에 참석한 것"이라며 "이런 때에 친문이니 비문이니 계파를 서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원 의원 측 관계자도 "지금 사태가 너무 심각하니까 여야를 통틀어 뜻을 같이 하는 정치인들이 나름대로 수습 방안을 논의해보자는 게 원래 취지였다. 중진들도 그런 이유로 모임에 참석한 것"이라며 "이런 때에 무슨 정치적 목적으로 동맹을 만들고 지도부를 배제하겠나. 그런 식으로 모임 가닥을 잡으려는 데 대해 중진들이 단호하게 반대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 측은 "의원이 그런 것을 알고 간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동참을 요청하니 선의로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최근 의총에서도 새누리당 친박을 제외한 인사들과 야당, 시민사회들까지 묶어서 소통할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여러번 제기됐지만, 이른바 친문계나 지도부를 빼고 뭔가 뭉쳐보자는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며 "지금이 그럴 때도 아니고,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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