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반기문, 병든 보수의 메시아 되지 않을 것"

오찬 간담회서 "4.19 직후의 자유당, 10.26 직후의 공화당처럼 돼선 안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찬 간담회서 "4.19 직후의 자유당, 10.26 직후의 공화당처럼 돼선 안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반 총장은 병든 보수의 메시아가 결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휘청이고 있는 여권의 대선주자로 반 총장이 나설지 묻는 질문에 "당이 리빌딩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 총장과 같은 충청 출신이며 '친반(친 반기문)' 인사로 분류되는 정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은 반 총장이 퇴임 후 내년 초 귀국하더라도 새누리당에 입당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해석된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이 국면 이후를 지켜낼 수 있을까 생각한다"며 "4.19 직후의 자유당, 10.26 직후의 공화당처럼 돼선 안되지 않겠느냐. 계속 계파 패권주의, 지역 패권주의에 매달렸다가는 보수당의 미래는 더이상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한 것과 관련 "대통령께서 적절한 시점에 결심하실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생각하는 게 2선 후퇴이고, 거국중립내각이라면 궁극적으로 당적 정리 문제도 고민하셔야 한다"고 '대통령의 탈당'을 암시했다. 다만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필요한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도부 사퇴에 대해서는 "이정현 당대표와 전날(6일) 통화했다"며 "비상시국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 동반사퇴하는 길밖에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정현 대표밖에 의논할 상대가 없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그걸 매정하게 끊고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