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15일, 김재호와 4년간 총액 50억 원(계약금 20억 원+연봉 6억 5000만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재호는 올 시즌 13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0 7홈런 78타점을 기록, ‘공포의 9번 타자’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특히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 KBO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도 함께 얻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김재호의 몸값이 적정가 이상 수준이라는 비판과 함께 아직까지도 FA의 거품이 빠지지 않았다는 날선 시선을 보내고 있다.
KBO리그의 FA는 데뷔 후 통산 성적과 FA 자격을 얻기 직전까지의 성적, 그리고 이를 통한 미래지향적 투자 가치를 통해 몸값을 매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잔류 FA의 경우 팀에 대한 공헌도나 성격 등 수치화할 수 없는 가치를 덧붙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김재호의 50억 원은 적절한 수준일까?
일단 김재호는 역대 유격수 가운데 가장 많은 FA 계약을 이끌어냈다. 지난 2005년 삼성 박진만의 4년 39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그리고 50억 원의 대형 계약은 김재호까지 모두 5차례 나왔다.
2012년 친정팀 넥센으로 이적한 이택근은 9년간 통산 26.57의 WAR(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했고, FA 자격을 얻기 직전 3년간 9.29 WAR를 쌓았다. 김재호(통산 11.56, 직전 3년 7.5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특히 박용택의 경우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2014년까지 3년간 무려 15.30이라는 괴물급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박용택은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자신이 이끌어낼 수 있는 최상의 계약을 했다는 평가다.
자격을 얻기 직전 3년간의 성적 중 김재호보다 떨어지는 선수는 김주찬 1명뿐이다. 김주찬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고작 6.57의 WAR를 기록했지만, 호타준족의 외야수 영입이 필요했던 KIA가 50억 원을 베팅하며 붙잡을 수 있었다. ‘협상왕’이라는 김주찬의 별명이 그대로 입증된 순간이다.
FA 50억 원 계약자 및 최근 3년간 2루수, 유격수 FA. ⓒ 데일리안 스포츠
수비 부담이 큰 2루수, 유격수들과 비교해도 김재호의 액수는 상당하다. 특히 2014년, 한화와 4년간 20억 원에 계약한 이대수(통산 12.18 WAR, 직전 3년 7.90)의 경우, 김재호의 기록과 흡사하다. 게다가 이대수와 김재호의 FA 1년차 나이는 33세와 32세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두 선수의 몸값은 두 배 넘게 차이가 났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대수는 2011년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여는 듯 했지만 이듬해부터 성적이 하강곡선을 그렸다.
이는 손시헌도 마찬가지다. 손시헌은 두산 시절, 최고 수준의 유격수로 불렸으나 2011시즌을 기점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그리고 손시헌의 자리를 꿰찬 이가 바로 김재호였다. 물론 손시헌은 NC로 이적하며 4년간 30억 원이라는 섭섭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
반면, 김재호는 데뷔 후 2012년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최근 2년간 3할 유격수로 급성장, 미래 투자 가치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기에 팀의 주장으로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하며 기록 이상의 가치까지 인정받았다. 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하고도 4년간 38억 원에 계약한 팀 동료 오재원보다 액수가 커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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