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 매치에 3만? 날씨 만큼 싸늘했던 팬심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입력 2016.11.16 12:06  수정 2016.11.17 18:07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의 5차전서 한국이 2-1로 역전승을 거둔 뒤, 슈틸리케 감독이 관중석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즈벡전에 50%도 안 되는 홈 관중 입장
최근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도 한몫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전 승리로 일단 최악은 피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팬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벡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로써 한국은 3승1무1패(승점10)를 기록, 우즈벡(승점9)을 따돌리고 2위 탈환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3만526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체감 온도가 영하를 웃도는 쌀쌀한 날씨와 최근 불안정한 시국을 감안했을 때 관중 동원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은 됐다.

하지만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는 ‘단두대 매치’를 찾은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수용인원 6만6704석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최종예선의 시작을 알리는 중국과의 1차전에 경기장을 찾은 5만1238명의 관중과 비교해도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이전보다는 많이 떨어졌다.

우즈베키스탄전은 단두대 매치답게 경기 내내 치열했다. 경기 중 구자철이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군다나 이날 골대 뒤편 원정석에서 대규모 응원을 펼친 우즈벡 관중들을 제외하면 순수 홈 관중은 3만 명도 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최근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과 슈틸리케 감독의 실망스런 발언과 납득할 수 없는 선수기용이 한몫했다. 이날도 수비 실수로 전반을 0-1로 내주자 관중석 여기저기서 대표팀의 경기력을 질타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의 플랜A는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오히려 후반에 교체투입 된 이재성과 김신욱이 맹활약을 펼치며 가까스로 승리(2-1)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슈틸리케 감독의 62번째 생일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장내 아나운서가 승리의 1등 공신으로 슈틸리케 감독을 꼽으며 이날이 그의 생일임을 언급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팬들의 환호성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의 생일을 축하 해줘야겠다는 생각보다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는 안도감과 경기력에 대한 불안감이 머릿속에 가득했을 것 같은 우즈벡과의 일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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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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