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현역 은퇴 “시작과 끝, 같은 유니폼”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11.22 17:31  수정 2016.11.22 17:32
현역 은퇴를 선언한 홍성흔. ⓒ 연합뉴스

입지가 불안해진 두산 베어스의 홍성흔이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홍성흔은 22일, 전격 은퇴를 선언하며 팬들에게 글을 남겼다. 홍성흔은 “너무나도 영광스러웠던 두산 베어스의 2016년 시즌의 마지막 인사를 오늘에서야 그라운드에서가 아닌 글로써 드리게 되었습니다”라며 “프로야구선수의 꿈이 이루어지던 첫날과 선수생활의 마지막 날에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서 축복받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 베어스 구단과 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끝까지 야구를 참 잘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던 욕심 때문에 서운한 마음으로 시작한 올 시즌”이라며 “마지막까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기도 했습니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워줌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인지, 또 얼마나 멋진 은퇴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성흔은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기에 비록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한국 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의미 있는 일을 준비하겠습니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홍성흔은 지난 1999년 OB 베어스(현 두산)로부터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 그해 신인왕에 오르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개인 통산 195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 208홈런 1120타점을 기록했고, 국가대표에서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각각 동메달,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다음은 홍성흔의 은퇴 글 전문

안녕하십니까? 두산베어스 홍성흔입니다.

죄송합니다.

너무나도 영광스러웠던 두산베어스의 2016년 시즌의 마지막 인사를 오늘에서야 그라운드에서가 아닌 글로써 드리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막연하게 꾸었던 프로야구선수의 꿈이 이루어지던 첫날과 그리고 그 선수생활의 마지막 날에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서 저는 참 축복받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베어스 구단과 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야구를 참 잘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약간은 서운한 마음으로 시작한 올시즌 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짧지 않은 동안 베어스파크에서 합숙 하면서 묵묵히 땀 흘리는 젊은 후배들을 보았습니다. 그 젊은 나이 때의 홍성흔을 떠올리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워줌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인지, 또 얼마나 멋진 은퇴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팀을 위해서 언제나 더 나은 모습 보이려고 노력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점엔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남들처럼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 ‘참 야구를 잘한 선수’라기 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선수’, ‘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저는 가족과 함께 좋은 아빠로, 그리고 좋은 남편으로 쉬면서 몸과 마음을 잘 정리하고자 합니다.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기에 비록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한국 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의미 있는 일을 준비하겠습니다.

그 동안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팬 여러분께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고,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항상 ‘열정적인 홍성흔’으로 팬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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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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