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제라드, 디우프와는 끝나지 않은 악연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11.28 11:54  수정 2016.11.28 11:54

프랑스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제라드 비하 발언

엘 하지 디우프가 한 때 리버풀 동료였던 스티븐 제라드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게티이미지

리버풀과 잉글랜드 축구의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가 최근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예전 팀 동료였던 엘 하지 디우프가 그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디우프는 최근 프랑스 방송국 ‘SFR Sport’와의 인터뷰에서 제라드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제라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유로나 월드컵 같은 큰 대회 우승 경력이 없다. 그가 뛴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디우프의 제라드에 대한 악감정은 이전부터 유명하다. 디우프는 2002년부터 리버풀에서 공격수로 두 시즌 간 활약했지만 컵대회 포함 각종 대회에서 6골을 넣는 데 그치며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고, 결국 2004년 볼튼으로 이적했다.

여기에 상습적인 훈련불참과 불성실한 태도, 동료들과의 불화까지 겹쳐 리버풀 팬들에게는 지금도 구단 역사상 최악의 영입으로 거론되는 선수 중 하나다.

리버풀 시절에도 당시 주장이었던 제라드와 디우프의 관계는 물과 기름이었다. 동료들의 신망이 높았던 제라드였지만 디우프와는 노골적인 불화를 겪기도 했다. 제라드가 훗날 자서전에서 디우프를 “리버풀과 팀원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는 인물”이라고 회상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디우프는 이후 틈 만나면 제라드를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디우프는 2015년에도 한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라드를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디우프와 비슷하게 역시 리버풀에서 실패한 마리오 발로텔리(니스)를 두고서도 “그가 리버풀에서 적응하지 못한 이유는 시기심이 많은 제라드 탓”이라며 주장하기도 했다.

한술 더 떠 디우프는 역시 리버풀의 레전드이며 명수비수 출신인 제이미 캐러거에 대해서는 “그는 패배자이고 그라운드에서 무능했던 선수일 뿐”이라며 깎아내렸다.

특히 디우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동석한 엠마누엘 프티가 이스탄불의 기적(2005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론하며 제라드의 업적을 칭송하자 “지네딘 지단과 프티 같은 선수들은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그들은 월드컵을 우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라드는 아니다”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물론 제라드는 좋은 선수이지만 인간으로서는 존경할만한 인물이 아니다. 국가대표팀에서 그는 내가 세네갈 대표팀을 통해 세웠던 업적을 따라오지 못한다”며 “제라드는 내가 처음 리버풀에 있을 때 감독에게 아첨하며 내 험담을 했고, 자서전에서는 내가 구단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리버풀의 우승 기회를 망친 건 첼시전(2013-14시즌)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제라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끝으로 디우프는 “나는 늘 남자답게 제라드와 1대1로 대화했다. 하지만 제라드는 내 눈을 바라보는 것조차 무서워서 늘 회피했다”며 “난 제라드의 유니폼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제라드는 내가 리버풀에 있을 때 팀 동료들에게 부탁해서 내 세네갈 대표팀 유니폼을 달라고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축구팬들이 디우프의 주장에 얼마나 공감할지는 미지수다. 디우프는 세네갈 대표팀에서 2002년 월드컵 8강을 이끈 주역이지만 클럽무대에서는 여러 팀을 전전하는 저니맨으로 이렇다 할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가는 팀마다 불화, 음주운전, 가정폭력 등 온갖 말썽을 부려서 악동으로 악명이 자자하기까지 한 디우프다. 이는 제라드에 대한 뿌리 깊은 질투와 증오심을 드러낸 디우프의 발언에 팬들의 반응이 싸늘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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