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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북한에 '쥐약'?…최순실사태에 '물타기' 시도


입력 2016.11.30 00:10 수정 2016.11.30 00:11        하윤아 기자

북, 집단탈북 재조명하며 "박근혜야말로 인권유린 주범" 주장

탈북단체장들 "유엔 북인권결의안 채택 물타기 시도" 비판 제기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29일 '박근혜역적패당에게 유인납치된 처녀들의 가족과의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해 지난 4월 발생한 집단탈북 사건을 우리 정부의 유인납치극이라고 다시 주장하고 나섰다. 사진은 북한 매체가 공개한 집단탈북 여종업원 서경아 부모들과의 인터뷰 영상. 우리민족끼리TV 영상 화면캡처.

북, 집단탈북 재조명하며 "박근혜야말로 인권유린 주범" 주장
탈북단체장들 "유엔 북인권결의안 채택 물타기 시도" 비판 제기


북한이 한동안 뜸했던 집단탈북 종업원에 대한 '유인납치' 주장을 또 다시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지적에 연일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은 '최순실 사태'를 앞세워 비판하면서 인권문제의 초점을 돌리려 하는 등 '물타기' 시도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우민끼)는 '유인납치범죄는 절대로 묻어버릴수 없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지난 4월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출해 국내로 들어온 여종업원들의 사건에 대해 다시금 유괴, 납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은 해당 사건 발생 직후 홈페이지에 특별 코너를 신설해 집단탈북이 우리 정부의 '유인납치극'이라는 주장과, 이를 비방하는 게시물들을 연달아 싣고 우리 정부를 겨냥한 비방공세를 퍼부었다. 우민끼 홈페이지 게재된 집단탈북 관련 게시물은 4월 40여건으로 시작해 6월에 60여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8월부터는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실제 집단탈북 사건과 관련한 비방 게시물은 8월 9건, 9월 7건, 10월 4건 등으로 그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다. 그러다 11월 들어 10일, 25일, 28일, 29일(2건)에 총 5건의 게시물이 올라와 다시 그 수가 늘어난 상태다.

특히 최근 북한은 연이틀 집단탈북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최순실 사태와 연계해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유엔이 북한의 인권유린 책임규명과 처벌을 권고하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리고 인권유린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명철 NK워치 대표는 "북한에게 인권은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며 "국제사회가 북한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에 주목하고 있어 궁지에 몰린 상황인데, 북한 입장에서 최순실 사태라는 가장 좋은 선동 수단이 생겨 이를 활용해 자신들을 겨냥한 인권 지적을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역시 "북한 인권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대두되고,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로 보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이를 덮을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권 문제를 희석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이슈가 바로 최순실 게이트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선전선동도구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제사회에서 인권 문제를 증언했던 이들이 탈북자이고, 그런 탈북자들의 정체성을 매도하려면 대한민국 정부가 이들을 유인납치해 모략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각할 수밖에 없어 아마 향후에도 이런 식의 선전선동은 지속되고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9일 우민끼는 "지난 4월 남조선괴뢰들은 반공화국 대결정책을 합리화하려고 우리 공민 10여명을 집단적으로 유괴납치해가는 반인륜적 만행을 감행하였다"며 "박근혜패당의 반인권적 행위는 '박근혜·최순실 추문사건'이 폭로되여 집권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오늘까지도 악랄하게 감행되고 있다. 괴뢰패당은 내외여론이 특대형 정치추문사건에 쏠린 것을 기회로 우리 여성공민들에 대한 귀순공작 놀음에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8일에도 '집단유인랍치만행의 진상은 끝까지 밝혀져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우리 정부의 납치, 모략을 주장한 바 있다. 우민끼는 "괴뢰정보원 깡패들의 집단유인납치로 우리 처녀들이 남조선으로 끌려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반인민적통치로 민심의 배격을 받고 있는 박근혜패당이 극도의 위기에서 벗어나보려고 꾸며낸 잔인무도한 북풍 모략에 따른 것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각계층과 내외의 이목이 특대형 정치추문사건에 쏠린 기회를 이용하여 범죄적 죄행을 가리고 더러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라며 "우리 여성공민들에 대한 유인납치 만행은 박근혜패당이야말로 인간의 초보적인 양심도 없는, 천하에 둘도 없는 인권유린의 주범들이고 민족반역집단임을 내외에 다시 한 번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밖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서방 국가들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신문은 ICC가 세계 곳곳에서 비난과 배척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반인륜범죄와 인권유린 행위는 모르는 척하면서 아프리카 인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유엔이 북한 인권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권고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데 따른 반발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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