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재계 총수 청문회 D-1, '초비상'걸린 재계 '실수 없애라'


입력 2016.12.05 10:11 수정 2016.12.05 10:32        이홍석 기자

모범답안 및 방어논리 준비 ...돌발상황 대비 예행연습

장시간 대기로 인한 건강 문제와 사고 발생 우려는 여전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법무부 등에 대한 기관보고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재계 총수들의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증인 출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해당 그룹들은 말 그대로 '초비상'이다.

주말도 없이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했던 각 해당 그룹들은 예상질의와 답변들을 점검하고, 실제 상황 재현을 통한 모의연습을 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K스포츠와 미르재단 등 공통된 이슈 외에 개별 사안이 걸려있는 그룹들은 이에대한 방어논리를 준비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6일 열리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손경식 CJ 회장 등 8명의 총수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과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등이 출석한다.

사상 처음으로 8개 그룹 총수와 재계 대표격인 전경련 회장까지 줄줄이 청문회 증인으로 하는데다, TV로 생중계도 예정돼 있어 각 그룹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들 그룹들은 그동안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 사항들을 예상 질문들로 만들고 이에 대한 모범답안을 마련해 수차례 예행연습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긴장감과 압박감이 심한 청문회장에서 자칫 잘못된 표현 하나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실 수 없는 답변과 함께 적절한 어휘선택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국조특위가 요청해 제출한 청문회 자료에서도 이를 중점적으로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삼성·현대차·SK·롯데 등 개별 사안이 걸려 있는 그룹들은 위원들의 질의가 상대적으로 많이 쏟아지면서 '설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느 만큼 이에대한 방어논리를 별도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위원들이 청문회장에서 현안과 관계없는 버스·지하철 요금 등의 돌발 질문을 던질 것을 대비해 이에대한 답변도 숙지시켰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로 재계 총수들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총수들이 이렇게까지 철저한 사전준비를 하는 것은 청문회장에서 참모진들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청문회장에는 총수 1인당 변호사 등 총 2명만이 동행할 수 있다.

청문회가 장시간 진행되는 것도 기업들에게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되지만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총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게 되면 질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고령자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79세)은 지난 2009년 초 심장수술을 받은 뒤 내년 검진을 받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국회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키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다. CJ그룹도 77세 고령인 손경식 회장이 폐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양호하지 못해 우려하고 있다.

한편 각 그룹들은 건강과 함께 사고 등 돌발상황 발생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가 유례가 없이 많은 재계 총수들이 한꺼번에 출석해 치열한 취재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정조사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과 카메라, 영상장비 등이 뒤엉키면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포토라인이 마련된다고 해도 지난번 최순실씨 검찰 출석때 처럼 치열한 취재경쟁이 펼쳐지면 포토라인이 무너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풀 기자단만 들어가는 청문회장 외에 복도에서도 많은 기자들이 대기할 것으로 보여 중간에 화장실을 가려고 해도 취재 경쟁에 시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청문회가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 열리는 것이라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상당히 크다”면서 “국회에 처음 출석하는 재계 총수들도 많아 분위기에 압도해 자칫 실수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