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6일 자유계약선수(FA) 우규민과 4년간 계약금 37억원, 연봉 7억원 등 총액 65억원 조건에 사인했다.
우규민은 2003년 2차 3라운드(전체 19순위)로 LG에 지명된 이래 2016시즌까지 14년 동안 오직 쌍둥이 군단의 줄무늬 유니폼만을 입고 활약한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프로통산 402경기 56승 58패 25홀드 65세이브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 중이다. 최근 4년간은 선발투수로 활약했지만 중간계투-마무리까지 다양한 보직을 소화한 경험이 풍부하다.
삼성은 최근 두산에서 뛰었던 이원석을 영입한 데 이어 우규민까지 잡으며 두 번째 FA 영입을 마쳤다.
이원석이 3루를 비롯한 내야 전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평가했다면, 우규민은 올 시즌 고민이 많았던 선발 투수진 전력에 힘을 더할 자원이다. 그동안 주로 내부 육성에 치중해왔던 삼성은 오랜만에 지갑을 풀며 제일기획 이관 이후 투자에 소홀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삼성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프로야구계의 큰 손으로 군림했다. 전력보강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경쟁팀의 스타들을 빼오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런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 때문에 돈으로 우승을 사려한다는 의미로 ‘돈성’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다.
일부 팬들은 “우규민+이원석을 잡을 돈이면 최형우 한 명을 잡는 게 낫지 않았냐”는 반응도 나타내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삼성은 외부 영입에 큰 돈을 쓰지 않았고, 오히려 FA 시장의 몸값 폭등과 경쟁팀들의 머니게임에서 한 발 물러서 관망하는 입장에 가까웠다.
이로 인해 최근 박석민, 최형우 등 공들여 키운 주력 선수들을 FA시장에서 빼앗기는 장면을 눈뜨고 지켜봐야만 했다. 일등주의를 표방하던 과거의 삼성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었다.
삼성은 2016시즌 9위라는 창단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간판타자 최형우마저 FA 사상 총액 100억의 몸값을 기록하며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또 다른 주축 투수인 차우찬도 FA 자격을 얻어 타 구단 이적과 해외진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삼성으로 하여금 FA 시장에 뛰어들게 했다.
하지만 삼성은 여전히 보강해야할 포지션이 많다. 차우찬의 이탈을 대비해 ‘보험’ 성격으로 우규민을 영입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차우찬과의 계약 가능성도 남아있다. 포우규민의 몸값은 차우찬의 계약에도 가이드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규민이 준수한 투수이기는 하지만 한 시즌 최다승이 11승이고, 160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도 없다. 커리어 평균자책점도 3점대 중반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성적은 6승 11패 평균자책점 4.91이다.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더 시급한 것은 중심타선의 보강이다. 최형우와 박석민이 떠나고 이승엽도 내년이면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일부 팬들은 “우규민+이원석을 잡을 돈이면 최형우 한 명을 잡는 게 낫지 않았냐”는 반응도 나타내고 있다. 명가 재건을 원한다면, 지갑은 더 열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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