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랜만에 골을 터뜨린 손흥민(24·토트넘)의 발끝이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유로파리그로 향할까.
토트넘은 8일 오전 4시45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서 CSKA 모스크바와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은 1승1무2패(승점4)로 3위다. 승리한다고 해도 2위 레버쿠젠과의 승자승 원칙에서 밀려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
하지만 의미가 있는 최종전이다. 챔피언스리그 조 3위에게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모스크바에 승점1 앞선 토트넘은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이뤄도 유로파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토트넘으로서는 내심 고민이 될 만하다. 7승6무1패로 리그 5위를 질주 중인 토트넘은 EPL에서의 순위 싸움도 버겁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병행한 빡빡한 일정도 EPL에서의 부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그런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도 아닌 유로파리그를 병행할 경우 부담이 커진다. 토트넘은 빅클럽 가운데 선수층이 두꺼운 편이 아니다.
홈&어웨이 방식으로 토너먼트를 치르는 유로파리그는 챔피언스리그와 마찬가지로 경기 일정에 대한 부담이 큰 반면, 상금 규모나 부가 수익은 챔피언스리그보다 크게 떨어진다. 중하위권 리그나 클럽에는 유로파리그도 의미 있지만, 토트넘처럼 빅리그에 속한 팀들에는 크게 매력적인 무대가 아니다.
물론 유로파리그의 가장 큰 혜택이라면 역시 우승팀에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로파리그 출전팀들의 수준도 결코 만만치 않아 우승이 쉬운 목표도 아니다.
일부 빅클럽들은 유로파리그로 떨어질 경우 로테이션을 가동해 리그에 집중하고, 유로파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다. 토트넘은 지난해도 유로파리그에 진출했지만 16강에서 도르트문트(독일)에 져 탈락했다.
현재 EPL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첼시나 리버풀은 올해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지 않고 있다. 리그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으로서도 소득이 적은 유로파리그에 굳이 에너지를 분산시키느니 남은 기간 EPL와 FA컵 등 자국 대회에 올인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토트넘이 모스크바와의 최종전에서 2진급들을 대거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국내 팬들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활약을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좀 더 보고 싶은 마음이다. 손흥민은 최근 스완지시티전에서 오랜만에 골을 터뜨리며 부활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올해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는 팀의 유일한 한국인 주전 선수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모스크바전에서 골을 터뜨린 기록도 있다. 손흥민의 최종전 출전 여부는 유로파리그를 대하는 토트넘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하나의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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