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집권을 막아라"…김무성, 새로운 보수 신당 만든다

김무성 "현 새누리, 무책임한 좌파 집권 막을 수 없다"

반기문과 '대권주자-킹메이커' 관계로 의기투합 가능성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신 보수와 중도가 손잡고 좌파 집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시국회의 전체회의 종료 후 "탈당해서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심각히 고민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야당과 친박계를 동시에 겨냥 "현 새누리당으로는 무책임한 좌파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이 아니라 헌법적 절차를 지키는 것이 보수고 국민에게 책임지는 것이 보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친박이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그 어떤 변신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믿지 않는다"며 "정치를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봉건시대 주군과의 신임관계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수를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선에 불출마한 것도 좌파의 집권을 막고 합리적인 국가개혁세력의 집권을 위한 주춧돌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나라 경제와 안보위기를 걱정하는 국민이 믿고 의지할 새로운 보수 정당의 탄생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대해 긍적적으로 보고 한미동맹과 시장경제 가치를 지키면서도 헌법적인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며, 잘못할 때 책임지고 주기적으로 스스로를 개혁하는 진짜 보수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치권에선 새로운 보수 정당이 창당되면 김 전 대표는 내년초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대선주자와 킹메이커의 관계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9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이날 한 조간신문은 김 전 대표가 이르면 내주 중 신당 창당작업에 착수할 거라고 보도했고 김 전 대표는 "틀린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선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유 전 원내대표도 김 전 대표로부터 신당 창당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비상시국회의 직후 "저는 당 안에서 끝까지 투쟁을 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지금은 탈당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지역정서상 새누리당 탈당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최순실 게이트' 이후 비주류의 공식 협의체 역할을 해왔던 비상시국회의는 이날로서 해체키로 했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회의 이후 "비상시국회의를 오늘로써 해체한다"고 선언했다.

황 의원은 "탄핵안 표결 결과 비상시국회의 구성원을 넘어서는 많은 의원들이 저희들의 뜻에 동참한 것을 확인했다"며 "더 많은 의원, 원외위원장, 당원들과 함께하고자 오늘로서 해체하고 발전적으로 새로운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새로운 모임이란 곧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진다.

황 의원은 또 비주류가 탈당을 결행하지 못 하는 이유가 당의 재산 싸움이라는 보도에 대해 "비상시국회의는 현재 있는 당 자산의 1원도 가질 생각이 없다"며 "우리가 당의 중심이 되면 혁명적인 당 쇄신을 만들고 당의 재산을 국민과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