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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7주만에 상승세 꺾여...그래도 안철수 더블스코어


입력 2016.12.14 15:44 수정 2016.12.15 17:32        이슬기 기자

탄핵안 가결로 촛불집회 규모 일부 축소…'이재명-촛불' 밀접한 연동

탄핵 정국의 영향으로 지지율 공공행진을 이어가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데일리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날개’를 단 이재명 성남시장의 광폭행보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 9일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성난 민심이 일정 부분 잦아들고 촛불집회 인원도 자연스레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 시장의 비상(飛上)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12월 둘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6%p 떨어진 15.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월 26일(5.3%) 조사를 시작으로 7주 연속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18.1%까지 도달한 뒤, 처음으로 나타난 하락세다. 다만 모든 지역에서 대선주자의 선결과제인 10%대를 무난히 넘긴 만큼, 전국적 인지도는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탄핵안 가결 후 전주보다 1%p 상승한 26.5%를 얻어 동일 조사 이래 지지율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지역구 의석 상 국민의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호남에서 34.3%를 획득,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17.3%)와 이 시장(18.1%)을 큰 폭으로 제치고 선두를 지켰다. 서울에서도 문 전 대표(23.0%),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17.5%), 이 시장(16.3%) 순으로 나타났다.

반 총장의 경우, 전주대비 3.7%p 상승한 21.9%로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앞서 지난달 2일 조사 당시 15.6%까지 떨어지면서 문 전 대표와 약 10%p까지 차이가 벌어졌으나, 이후부터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던 반 총장이 이번 조사에선 다시 20%대를 회복한 것이다. 반 총장이 지지율 20%대로 돌아온 것은 10월26일(21.2%) 조사 이후 7주 만이다.

지역별 조사에선 반 총장이 여권의 텃밭인 TK(대구·경북)과 본인의 출신 지역인 대전·충청·세종에서 각각 31.6%, 26.7%를 기록, 문 전 대표를 각각 10.1%p, 8.0%p 차이로 앞섰다. 부산·울산·경남에선 24.9%를 얻어 이 시장(14.9%)을 제쳤고, 서울에서도 이 시장보다 1.2%p 만큼 앞섰으나, 호남에선 여전히 이 시장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무당층에서 31.6%를 기록해 이 시장(15.6%)과 함께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의 고공행진에 따라 중위권으로 떨어진 안 전 대표의 경우, 전주 대비 0.6%p 오른 6.9%로 나타났다. 다만 소속 정당 텃밭인 호남에서는 반 총장(8.1%)을 제외하곤 문 전 대표, 이 시장에 비해 모두 뒤처졌다. 또한 호남 외에 모든 지역, 모든 연령층에서 지지율 한자리 수에 머무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이 시장의 비상이 한풀 꺾여 하락세를 보인 데는 탄핵안 가결에 따른 촛불집회 규모의 축소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즉, 이 시장의 지지율은 거리 촛불집회의 저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탄핵안 통과 전까지는 촛불집회 인원이 계속 늘어났지만, 지난 주 가결 후엔 참석 인원도 줄어들었다”며 “촛불집회는 이재명 시장과 상당히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탄핵안이 부결돼 민심의 분노가 폭발했다면 이 시장의 지지율도 폭발했을 것”이라며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헌법재판소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선 촛불이 다시 모일 것이고, 그때는 이 시장의 지지율도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일시적으로 촛불의 분노가 잦아들었지만, 향후 헌재의 심사 발표가 다가올수록 촛불의 결집도가 다시 높아져 지지율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 소장은 다만 “그럼에도 지지율 10%대를 넘었다는 것은 전국적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것이고, 그 자체로 굉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문 전 대표의 독주체제 속에서 이 시장의 지지율이 건재할수록 흥행도가 높아져 두 사람 모두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반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탄핵안이 실제 가결된 데 따른 ‘보수 결집’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박 대통령이 다음 대선주자를 키워놓지 않고 주변을 다 제거해버린 것이 최대 잘못이다. 보수든 진보든 대안후보이자 경쟁자가 있어야 서로 올라갈 수 있다”라면서도 “보수층이 박 대통령에 실망했더라도 보수자체에 대한 지지가 변하지는 않는다. 보수 일각에서는 황교안 자체도 대안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2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372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5.5%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6%p다. 통계보정은 2016년 7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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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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