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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당료 파워, 비주류보다 셌다…21일 친박 지도부 일괄 사퇴


입력 2016.12.15 10:18 수정 2016.12.15 13:03        문대현 기자

당직자 100여명 '지도부 사퇴' '윤리위 원상복구' 피켓 시위

후배들에게 뺨 맞은 이정현 "죄송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지도부 즉각 사퇴'와 '윤리위 원상 복구'를 요구하는 중앙당,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당료들의 힘이 비주류 의원들보다 더 셌다. 당초 오는 21일 이정현 대표 사퇴 이후에도 잔류 의사를 밝혔던 친박 지도부가 15일 당료들의 강력 반발에 부딪혀 이 대표와 동반사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 100여명이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이정현 지도부 사퇴'과 윤리위원회 원상 복구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때문에 회의는 30분 가량 지연됐고 이정현 대표는 결국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당직자들은 국회 당대표실에 들어와 '지도부 즉각 사퇴', '윤리위 원상 복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문구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퇴했는데도 지도부가 물러서지 않는 것과 최근 친박 인사를 대거 윤리위원에 임명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이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들은 오는 21일에 일괄 사퇴를 하기로 한 상황이다.

당직자들의 시위에 압박을 느낀 지도부는 예정된 회의 시간이 30분이 넘도록 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시위를 벌이던 한 당직자는 "요즘처럼 황당하고 부끄러운 일이 없었다. 보수정당이 다시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대표가 결정을 해주시고 판단이 어려우면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당의 실무를 담당하는 당직자들은 대통령보다도 당을 먼저 생각하고 당에 대한 애정이 무엇보다 크기 때문에 대통령과의 의리를 중요시 여기는 친박계 인사들과는 입장차가 상당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당직자 출신인 이 대표로서는 자신의 후배들이 보여준 '하극상'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사무처의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 인사는 "며칠 전에 대표님을 뵙고 말씀드렸다. 대표님은 저희 선배이고 우리는 후배"라며 "보수 정당의 핵심 축은 도덕성과 책임 정치인데 최근 윤리위 사태는 당의 근간인 도덕성과 책임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사무처 당직자로서 불편한 말씀을 드리는데 저희의 충정을 받아들여달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지도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당직자들은 계속해서 '지도부 즉각 사퇴, 윤리위 원상 복구'를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다 9시 30분이 조금 넘자 지도부 중 이 대표만이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사무처 출신 당 대표로서 당에 삶의 모든 부분을 바치는 후배들에게 면목이 없다. 어쨌든 대표로서 정말 죄송하고 무고운 마음"이라며 "최고위에서 조금 더 논의를 하겠다. 여러분들의 여론을 수렴해 반영하는 쪽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에게 돌아오는 것은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지도부 즉각 사퇴, 윤리위 원상 복구"라는 구호였다.

이후 이 대표는 자리를 떴고 당직자들은 회의장 밖으로 나와 계속해서 같은 구호를 외쳤다. 그 사이 최고위원회의는 이 대표가 빠진 채 진행됐다. 회의장 밖에서는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고 최고위 수장인 이 대표도 빠진 상황에서 최고위는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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