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검은시위’…한국에서도 “임신중단 합법화”
낙태에 대한 잘못된 지식·미신 알리고 임신중단 합법 서명운동
보건복지부, 시술 의사 자격정지 기간 확대 않고 현행 1개월 유지키로
낙태에 대한 잘못된 지식·미신 알리고 임신중단 합법 서명운동
폴란드의 ‘법과 정의당’이 낙태전면금지법 제정을 추진하자 검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검은 시위’를 펼쳐 법안 제정에 제동을 건 데 이어 한국에서도 ‘낙태 수술의에 대한 처벌 강화’가 입법예고 되자 여성들이 '검은 시위'에 나섰다.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임신중단 전면합법화 모임 BWAVE(Black wave) 팀은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주최한다. 이날 BWAVE 팀은 7주차 태아의 크기(7mm)와 일치하는 해바라기씨와 다음 시위 일정이 적힌 빨간 풍선을 나눠줄 계획이다.
주최 측은 해바라기 씨를 나누어주는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직접 해바라기 씨를 나누어주어 7주차 태아의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실감하게 하고, 과연 이것이 여성의 결정보다 중요한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검은 시위는 지난 9월 23일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일부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자 여성 커뮤니티 연합이 ‘불법낙태 수술의에 대한 처벌 강화’가 임신·출산에 대한 여성의 결정권을 억압하는 규칙이라고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여성계 등의 반발에 보건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인공임신중절수술)를 한 의사에 대한 자격정지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12개월로 상향하겠다는 부분을 폐기하고 현행 제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BWAVE 팀은 ‘낙태’라는 단어에 태아를 떨어뜨린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임신중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들은 “임신중단에 관한 사회적 통념에는 잘못된 점이 많다”며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촉구 뿐만 아니라 임신중단에 관한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널리 알리기 위해 현재까지 4번의 집회를 개최했고, 연인원 500명 가량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BWAVE 팀은 △강간이라는 점이 증명(1심 유죄 판결. 약 3년 소요)되어야 적법한 낙태가 될 수 있으므로 강간으로 인한 임신에서도 합법낙태가 어려운 현실 △낙태의 수요는 ‘문란한 미혼자’가 아니라 대부분 기혼자임 △성교육시간의 낙태동영상 ‘소리없는 비명’은 기술적 사기임 △100% 완전한 피임법이 없음 등을 근거로 임신중단의 합법화를 요구한다.
이와 함께 낙태를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독일, 덴마크 등 선진국의 ‘생부의 연대책임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또한 “낙태가 쉬워지면 여성들이 피임을 게을리 할 것이라는 이유로 도입이 무산된 미프진(RU-486, 임신중단을 위한 경구 복용약)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WAVE 팀은 “오는 1월 8일 5차 집회가 있다. 약 3주에 한 번씩 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다”라며 “시위에는 여성만 참가 가능하며, 시위의 주최자 및 참가자는 어떠한 정치 세력이나 외부 단체와도 무관한 익명의 개인 여성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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