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적응 중’ 과르디올라의 낯선 4위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7.01.12 19:54  수정 2017.01.13 18:11

바르셀로나, 뮌헨 시절에는 늘 최정상 위치

최근 예민한 반응, 부진 책임 자신에게 돌려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리그 4위는 낯선 성적표다. ⓒ 게티이미지

유럽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펩 과르디올라도 EPL 적응은 결코 쉽지 않다.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현재 승점 42로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EPL 진출 첫 해, 엇비슷한 전력의 강팀이 많은 프리미어리그의 판도를 감안할 때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쏟아진 엄청난 기대치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임에 분명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실패는 익숙한 단어가 아니다. 스페인 라 리가 바르셀로나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는 동안 거의 매 시즌 우승컵을 쓸어 담으며 빅리그를 호령했다.

물론 과르디올라의 뛰어난 역량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압도적인 강팀의 지휘봉을 잡아 손쉽게 승리를 쌓았다는 냉담한 평가도 존재했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나 뮌헨은 자국리그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지닌 절대강자였고 유럽 정상을 넘보던 팀들이었다. 자국 내에서 이와 견줄만한 대항마는 많아봐야 1~2팀에 불과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맨시티는 EPL의 여러 강호 중 한 팀일 뿐이다. 안토니오 콘테의 첼시, 주제 무리뉴의 맨유, 위르겐 클롭의 리버풀, 아르센 벵거의 아스날 등 맨시티 못지않은 두터운 전력과 막대한 자금력, 검증된 스타 감독들을 갖춘 EPL은 과르디올라에게도 만만치 않은 도전무대였다.

여기에 중하위권팀이 상위권 팀들의 덜미를 잡는 이변도 빈번하다. 바르셀로나 시절 우승을 차지한 뒤 정상 도전에 번번이 실패한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하는 부담도 컸다.

과르디올라는 최근 성적에 스트레스를 받은 듯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이 과거에 활약했던 스페인이나 독일과는 또 다른 잉글랜드 스타일과 심판 판정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듯한 태도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어느 정도 평정심은 되찾고 나서는 팀 성적의 부진이 자신에게 있다고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에 비하여 맨시티의 경기력이 떨어진 원인을 자신의 판단 실수로 돌렸다.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의 선수들을 파악하고 최적의 전술을 찾아가면 잉글랜드 축구에 적응하려는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팬들과 구단의 기대가 크지만 맨시티는 자신이 원하는 축구에 녹아들게 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항상 정상을 지키는 입장에 익숙해 있다가 도전자의 위치로 한 걸음 내려온 과르디올라 감독의 색다른 모습이 EPL을 즐기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