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주최 '대통령 나체' 전시회...보수단체 항의 '아수라장'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 작품 떼어내 바닥에 내팽개쳐
"어떻게 대통령을 발가벗기고"...욕설과 고성 난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 시국비판풍자 전시회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난입해 작품을 훼손하고 경찰에 연행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곧, 바이' 전시회장에는 이날 온갖 욕설과 고성이 오갔고 이달 말까지 전시 예정이던 작품들은 모두 철거됐다.
'아수라장'의 시작은 전시작인 '더러운 잠'을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60대 한 남성이 바닥에 내팽겨치면서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로 묘사한 이 작품은 세계적 명작인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그림이다.
이들은 오후 2시 30분경부터 전시회장에 난입, 작품을 겨냥해 “싸가지 없는 XX들. 빨갱이 나라야 이거”라며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 이들은 이미 내팽겨진 작품을 발로 밟고 찢으며 더욱 훼손했다.
소속 단체를 묻는 질문에 한 80대 남성은 이날 오후 3시에 의원회관 2층에서 예정돼 있던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는 범보수 대연합기구다.
보수 단체 회원들은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기자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사진기자들에게 “지금 누구를 찍는 것이냐”며 거칠게 따지며 고함을 지르자 험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오후 3시 50분경 전시회 주최 측이 하얀 현수막을 가져와 큰 붓글씨로 "최순실 박근혜 정권 풍자 메세지" "곧! 바이展 탄압을 중단하라"고 쓰고 성명서를 읽을 때도 소란은 이어졌다.
성명서를 발표한 상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고경일 교수와 김종도, 이구영 작가는 “누드화를 재해석한 풍자 작품을 주 타겟으로 이번 전시를 후원한 표창원 의원실과 참여 작가 전체를 향해 '여성폄하', '비인간성'이라는 논리로 매도하고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으로 인해 여성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수치심을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작품을 훼손한 2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은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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