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반기문·안철수, 안보관 놓고 각축전…중도보수층 잡아라
潘·安, 문재인 안보관 문제지적
文, 반박하며 “안보 관련 토론 자신 있어”
‘중원을 차지하라’ 중국 고서(古書)의 말이지만 현재 정치상황에도 맞아 떨어진다. 이른바 대선주자 ‘빅3’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모두 중원인 중도보수층을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3인의 대선주자가 모두 전날인 25일 군부대를 방문하거나 자신의 안보관을 밝히면서 지지층 끌어 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먼저 반 전 총장은 전날 관훈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의 ‘안보관’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반 전 총장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대통령이)‘되자마자 미국보다 평양을 먼저 가겠다’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한다”며 문 전 대표의 발언을 겨냥했다.
이어 그는 “지금 남북한 관계가 어떤 상태냐. 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어떻냐, 안보리로부터 많은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 거의 접촉이 끊어진 나라”라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힐난했다.
반 전 총장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입장도 비판했다.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해 말씀이 오락가락한다. 비판이 오니 약간 바꾸고, 그런 것이 문제”라고 꼬집어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 전 대표의 군 복무기간 단축 주장을 겨냥해 “여러가지 면에서 부적절하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 입영 가능한 젊은이가 줄어드는 등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하면 국방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선거 때만 되면 군 복무기간 단축 주장이 나오는 진의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주장하는 모병제에 대해서도 “인구 변화 추세, 무기발전 상황, 국제정세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군 병력을 세워야 한다”며 “그런 고민 없이 나온 것이라고 본다.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라고 본다”고 저평가했다.
그는 “안보는 국가의 뿌리이자 생명선이다. 특히 지금처럼 국제 역학관계가 요동칠 때는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해서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전날 강원도 양양의 육군 102기갑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의 비판에 대해 “자기하고 생각이 다르면 뭔가 안보에 대해서 소홀히 한다든지 종북(從北)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자꾸 나누면 발전이 없는 것이고 정치도 발전이 없고 우리 토론 문화도 자꾸 척박해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해서는 “원래 국방 개혁안에 군복무 기간을 18개월까지로 단계적으로 단축해 나가게 설계가 돼 있다”며 “그런데 이명박 정부 때 21개월로 멈췄던 것이고 앞으로 18개월까지 단축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자신을 비판한 안 전 대표를 향해 “아마 군대를 잘 안 겪어 봐서 그런지 모르겠다”며 비꼬는 듯한 발언을 했다.
문 전 대표는 “요즘 누가 안보를 제대로 하는 것인지 얼마든지 토론을 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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