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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새누리 말' 타고 대선 출마하나


입력 2017.02.01 15:00 수정 2017.02.01 15:59        고수정 기자

새누리 '황교안 띄우기' 본격화…지지율 3위 등극

여야, 입장표명 압박…황, 헌재 심판 이후 결정 전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차기 대통령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은 1월 26일 오후 설 명절 대비 철도 수송·안전 점검을 위해 서울역을 방문, 시민과 인사를 나누는 황 권한대행.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차기 대통령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의 ‘황교안 띄우기’가 본격화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대권 입장 표명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선택에 따라 보수 진영의 대권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황 권한대행은 대권 출마와 관련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출마 계획이)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했지만, 지난달 23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권한대행으로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거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27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이미 이야기를 다 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황 권한대행의 이 같은 태도는 국정 공백 최소화에 매진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섣불리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간 부정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30일 전에만 사퇴할 경우 출마에 법적인 문제는 없으므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지켜본 후 대권 관련 견해를 밝힐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만 몸달은 모양새다. 설 민심 청취 후 당내의 대선 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보다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고 있는 황 권한대행을 영입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애초 새누리당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 전까지 그의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을 등지고 독자 행보를 보이는 데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에서는 ‘대안 주자’, 특히 황 권한대행을 영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나왔다. 황 권한대행은 본보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35.2%), 반 전 총장(16.5%) 다음으로 3위(9.7%)에 이름을 올렸다.

당 지도부는 황 권한대행에 노골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걸 놓고 “새누리당 후보로 내도 된다는 국민의 허락”이라는 자체 해석까지 내놓았다. 지난달 31일에는 황 권한대행과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1월 30일 회동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일부 친박계 의원들도 물밑으로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애를 지속해서 할 경우 국정 운영을 뒤로하고 정권 재창출 목표에만 매달려 있는 모양새는 집권 여당인 당에도, 박근혜 대통령 대신 국정을 운영하는 황 권한대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새누리당은 황 권한대행의 자진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MBC 라디오에서 “본인이 원한다면 당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의 결심과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황 권한대행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서 당으로 오는 모양새가 돼야 한다”며 “지지율도 오르고 있고, 황 권한대행도 과거 출마 생각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진 만큼 당의 물밑 구애를 거절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황 권한대행의 실제 출마가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대권 출마에 대한 명확한 견해 표명을 하지 않는 이유와 같다. 또한 야권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황 권한대행 출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벚꽃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타 후보들과 정당에 비해 준비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보와 통화에서 “지금 상태에서 대안(을 내세우는 것)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그것(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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