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어퍼컷 낳은 테이크다운..혀 내두른 스완슨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7.02.06 00:02  수정 2017.02.07 00:12

버뮤데즈 잡은 화끈한 어퍼컷 위력 놀라워

테이크다운 방어와 결정력 "챔피언급" 찬사

UFC 정찬성 복귀전 승리로 이끈 어퍼컷. ⓒ 게티이미지

정찬성(30)은 복귀전에서 자신을 둘러싼 ‘링 러스트(Ring rust)’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어퍼컷 한 방으로 ‘코리안 좀비’의 위력을 다시 내뿜었다.

정찬성은 5일(한국시각) 미국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펼쳐진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 페더급 매치에서 ‘랭킹 9위’ 데니스 버뮤데즈(30·미국)를 1라운드 2분 28초 만에 어퍼컷으로 눕힌 뒤 파운딩을 퍼붓고 압승했다.

1281일 만의 복귀전이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버뮤데즈가 정찬성을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링 러스트, 장기공백에 따른 기량 저하를 우려한 것이다. 정찬성의 기량이야 의심할 나위 없지만 군복무와 부상 치료 등으로 3년여를 옥타곤에서 떠나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조제 알도와 타이틀 매치까지 치렀던 정찬성의 실력과 투지는 여전했다. 그리고 방어 기술과 경기운영 능력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1라운드 초반만 해도 강력한 오버핸드 펀치를 맞아 가슴을 졸이게 했다. 옥타곤 근처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부인도 손을 펴지 못했다.

그러나 정찬성은 흔들리지 않고 옥타곤 가운데를 돌며 버뮤데즈의 테이크다운을 몇 차례나 무산시켰다. 열세에서 벗어난 정찬성은 버뮤데즈가 몸을 숙인 채 근접해오자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어퍼컷 타격으로 치명타를 안겼다.

활발한 스텝과 파이팅을 선보이던 버뮤데즈는 그대로 쓰러졌고, 정찬성은 그 위에 수차례 파운딩을 가했다. 심판은 즉시 경기를 중단시키고 정찬성 승리를 선언했다.

어퍼컷 한 방의 위력은 대단했다. 정찬성은 옥타곤 인터뷰에서 “항상 연습했던 것인데 그냥 나왔다”고 겸손했지만 막무가내로 날린 타격이 아니었다.

피하는 타이밍을 계산한 듯 반 박자 늦게 턱에 꽂았다. 관중들은 열광했다. 레슬링 못지않게 맷집도 손에 꼽히는 버뮤데즈는 UFC 데뷔 이래 첫 1라운드 넉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 어퍼컷 한 방으로 정찬성은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수상자로 선정돼 대전료 외 5만 달러(약 6000만원)의 보너스도 챙겼다. 페더급 랭킹 11위 최두호도 경기 직후 “나도 맞아봤던 어퍼컷 카운터”라며 극찬했다. 체급에서 타격만으로는 손에 꼽힐 최두호도 정찬성의 어퍼컷에 놀란 것이다.

UFC 정찬성이 부인과 함께 옥타곤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정찬성이 밝힌 대로 꾸준한 훈련으로 방어 능력은 공백기 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버뮤데즈 태클 시도를 장기인 빠른 스프롤, 버뮤데즈 보다 훨씬 긴 리치를 활용해 저지했다. 타격(펀치)의 위력을 새삼 확인했다면,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찬성의 어퍼컷도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 그리고 테이크다운 시도가 있어 가능했다. 버뮤데즈는 정찬성의 갑작스러운 테이크다운 시도에 내심 놀랐다. 자신이 정찬성의 서브미션 굴레에 빼져들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스며들어왔다.

버뮤데즈는 의도한 대로 레슬링 태클이 통하지 않으면서 마음은 급해졌다. 열세에 몰릴 때 늘 해왔던 원거리 태클도 통하지 않았다. 버뮤데즈의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자연스레 스탠딩 타격과 잽 교환 양상 흐름이 찾아왔고, 정찬성은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어퍼컷을 꽂아 넣었다.

“대박!!!”이라는 표현으로 최두호가 어퍼컷 자체의 위력을 소개했다면, 최두호와 혈전 끝에 판정승을 거둔 ‘랭킹 4위’ 컵 스완슨은 SNS를 통해 “분명 링 러스터 영향은 있었지만, 챔피언처럼 잘 털어냈다. 그의 복귀를 환영한다”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상대의 무기를 봉쇄하고 자신의 흐름으로 이끈 뒤 끝내버리는 결정력은 스완슨 말대로 챔피언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UFC 챔피언을 꿈꾸는 정찬성은 그것을 완벽하게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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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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