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문재인 대세론' 이회창식 '모래성'인가, MB식 '철옹성'인가?


입력 2017.02.08 17:01 수정 2017.02.08 17:50        이충재 기자

강력한 경선 상대 없어 확장성 부족…"탄핵결정 후 요동"

"정권교체 공감하나 文은 불안하다"는 민심 향배에 달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6일 서울 노량진에 위치한 한 고시학원을 방문해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을 응원하는 특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치권의 최대 관심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세론'이 대선까지 지속되느냐다. 문재인 대세론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흔들림이 없었다. 최근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정권교체' 여론도 대세론을 떠받치고 있다.

더욱이 특정 지지층 기반이 아닌 거의 모든 연령과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문 전 대표 스스로도 "민심을 들어보니 문재인이 대세가 맞더라"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은 정치권을 넘어 SNS에서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역대 대세론 후보들은 어땠나?

하지만 한국 정치의 특성상 대선 막판까지 정국을 뒤흔들 출렁임이 수차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는 데다 상대할 보수진영 후보도 아직 링 위에 오르지 않았다.

특히 역대 대선을 되짚어보면 대세론을 형성한 주자가 쉽게 대권을 거머쥐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대세론이 선거 직전에 무너지기도 했다.

이에 문재인 대세론의 결말이 대권을 품었던 '이명박 대세론'이냐, 바람에 뒤집힌 '이회창의 대세론이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2002년 대세론의 주인공인 이회창 후보는 당시 '대통령 자리를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당내 경쟁자들이 "총재님"이라고 깍듯이 대하는 모습을 연출할 정도였다.

안주하면 무너져…'치열한 경선'에 대세론 견고해져

하지만 이는 '독'이 됐다. 사실상 본선무대로 직행한 이 후보는 아들 병역비리 논란 등 상대 진영의 혹독한 검증에 시달렸다. 결국 대세론에 안주해 안정을 추구하다가 바닥 민심을 등에 업고 '노풍'을 일으킨 노무현 후보에게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는 현재 여권이 기대하는 문재인 대세론의 결말이다. 민주당 내에 문 전 대표를 위협할 만한 마땅한 경쟁후보가 없는 것도 비슷한 점으로 꼽힌다. 독주(獨走)가 독주(毒酒)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힐러리 클린턴과 이회창을 보더라도 대세론이 이긴 선거가 있냐"고 했고, 정우택 원내대표는 "대세론 후보가 불과 몇 달 만에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오만한 문 전 대표가 제 손으로 왕관을 쓰려는 순간이 무너지는 순간"이라고 꼬집었다.

MB대세론 보다 더 강화된 대세론 주장도

반면 2007년 이명박 대세론은 치열한 경쟁의 산물이었다. 당시 '혈전', '진검승부'에 비유된 박근혜 후보와의 경선은 오히려 대선 본선보다 어려웠다. 한번 불붙은 대세론은 각종 의혹 제기와 노골적인 정치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대선에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 약 500만표 차이 낙승을 거뒀다. 당시 같은 보수진영 후보인 이회창 후보도 출마해 '보수표 분산'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대세론엔 지장이 없었다.

현재까진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이 흔들릴 요인이 마땅치 않다.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선 문 전 대표가 어떤 구도에서도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표 분산'도 장애요인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역대 어느 대세론보다 더 강화된 대세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참여정부에 실망한 민심이 만들어낸 '이명박 대세론'보다 박근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결집한 '문재인 대세론'이 더욱 견고하다는 게 야권의 설명이다.

다만 여권 한 인사는 "이번 대선의 관건은 정권교체에 공감하면서도 문재인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선택"이라며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51%를 넘지 않는 한 대세론을 쉽게 얘기말라"고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