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창원 LG가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의 부상 공백을 체감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신인 박인태가 그 공백을 메워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8일 창원 LG와 서울 SK의 경기를 앞두고 최대 화두는 김종규를 대신할 신인 박인태의 활약여부였습니다. 부산 KT에서 조성민을 데려오고, 김시래가 군에서 돌아오면서 상승세를 달린 LG는 지난 5일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전 도중 김종규가 오른쪽 무릎을 다치며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완치까지 8주에서 12주가 소요될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남은 정규리그는 박인태가 김종규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LG의 상황입니다.
경기 전 김진 감독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차이는 없다. 다만 종규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심적 차이가 클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김진 감독은 “블록 타이밍 등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게임을 많이 못 뛰어서 실수가 많이 나올 것이다. 적극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인 박인태에게 국가대표 센터이자 선배 김종규의 공백을 메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매 경기 사활을 걸어야 되는 팀 상황 속에서 박인태가 받는 부담은 생각보다 커보였습니다.
1쿼터 내내 박인태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주로 선배들의 공격 찬스를 만들기 위해 스크린에 충실했지만 대체적으로 팀에 녹아들지 못했습니다. 1쿼터에는 1리바운드에 머물렀고, 슈팅 시도도 단 한 번에 그쳤습니다.
또한 경기 내내 최부경, 최준용, 싱클턴 등에게 수차례 리바운드를 허용하며 계속해서 실점의 빌미를 허용했습니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온전치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1쿼터 3분 29초를 남기고 메이스에게 준 패스는 어이없게 백보드를 맞췄고, 가드 김시래와도 호흡이 맞지 않으며 턴오버를 범했습니다.
슈팅에도 자신감을 갖지 못하며 찬스에도 섣불리 공격 시도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급기야 관중석에서 박인태를 향해 “뭐하냐”, “자신감이 없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LG의 모든 골밑 공격은 외국인 선수 메이스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메이스는 이날 김종규가 빠진 골밑을 홀로 지키다시피하며 19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LG로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3쿼터 22초를 남기고 선배 기승호의 패스를 받아 덩크슛을 성공시켰지만 박인태의 자신감은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박인태는 이날 김종규 없이 치른 첫 경기에서 6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습니다. 신인 치고는 나쁘지 않은 활약처럼 보이지만 이날 LG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출전시간(34분 56초)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아쉬운 활약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기 후 김진 감독은 박인태에 대해 “나름 선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초반에 조급했던 부분이 나왔는데 좀 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LG는 이제 남은 정규시즌을 사실상 김종규 없이 치러야 합니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신인 박인태의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SK전에서 혹독한 경험을 한 박인태가 과연 부담감을 이겨내고 갈수록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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