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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도체업계 특명, 64단 낸드플래시를 잡아라


입력 2017.02.09 14:43 수정 2017.02.09 16:36        한성안 기자

메모리반도체 호황 속 고부가 낸드 수요 증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웨스턴디지털 등 시장 선점 행보 '분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3비트 V낸드플래시 메모리와 이를 바탕으로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장기 호황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낸드플래시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고부가 제품인 4세대(64단) 3D 낸드 시장 선점을 위한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9일 괸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웨스턴디지털 등 반도체업체들이 64단 3D 낸드 제품 양산 경쟁에 앞다퉈 나설 전망이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저장해두는 메모리 반도체다. 모바일과 컴퓨터에 사용되며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대체품으로 확산하고 있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도 적용된다.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6일(현지시간) 일본 도시바와 공동으로 512Gb 64단 3D 낸드 칩을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선보인 64단 칩의 밀도를 2배로 높인 제품으로 낸드플래시업계 2·3위 업체간 합작해 고부가 제품 생산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4세대 낸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에 64단 V-낸드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4단을 시작으로 2014년 32단, 2015년 48단에서 모두 ‘세계 최초 양산’이라는 타이틀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한발 빠른 선점으로 삼성전자는 현재 48단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업계 평균(10% 초반)의 5배에 달하고 있다. 64단 3D 낸드 제품도 이미 지난해 말 관련 생산설비를 갖춘 상태여서 수요만 확보되면 바로 양산할 수 있어 ‘세계 최초’타이틀을 예약해 놓은 상황이다. 중국 시안 공장과 경기도 평택 공장이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램에 비해 낸드가 상대적으로 한 발 뒤처진 SK하이닉스도 향후 수요 증가를 노리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중 72단 제품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업체들이 올 초부터 4세대 3D 낸드 제품 개발 및 양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낸드 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362억2800만달러였던 낸드 시장 규모는 오는 2019년에는 442억달러까지 늘어나면서 D램시장 규모(431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업체들간 합종연횡 가능성으로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재현될 수 있는 상황적 측면도 맞물려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36.6%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도시바(19.8%)·웨스턴디지털(17.1%)·SK하이닉스(10.4%)·마이크론(9.8%) 등 2~5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하지만 연초부터 이러한 틀이 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2위 업체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으로 인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사업을 분사하고 신설법인 지분 20%를 매각하는 입찰을 진행 중이다.

이 입찰에는 오랜 파트너사인 웨스턴디지털, SK하이닉스,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 10여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장 유력한 웨스턴디지털이 인수하게 되면 2-3위 업체간 협력이 더욱 강화되면서 삼성전자의 확고한 1위 체제였던 시장의 판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와 고부가 제품 양산 경쟁이 맞물리면서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부가 제품의 경우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양산이라며 신중한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64단 3D 낸드 제품의 경우, 가격과 수요보다는 얼마나 수율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라며 "예상보다 물량이 빨리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한성안 기자 (hsa08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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