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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의 질(質) 악화일로] 보험 가계대출 100조…커지는 부실 경고음


입력 2017.02.12 07:00 수정 2017.02.12 10:20        부광우 기자

1년 새 10조원 가까이 늘어…생·손보사 사실상 모두 증가세

정부 '대출 조이기'에 높아진 은행 문턱…'부채의 질' 저하 우려

국내 보험사들이 내준 가계대출 규모가 1년 새 10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100조원을 돌파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내준 가계대출 규모가 1년 새 10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폭증하는 가계 빚을 잡기 위해 본격적인 조이기에 나서면서, 문턱이 높아진 은행 대신 제 2, 3금융권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효과'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재무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35개 생명·손해보험사가 보유한 가계대출은 105조1737억원으로 전년 동기(95조4389억원) 대비 10.2%(9조7348억원) 증가했다.

사실상 모든 보험사의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생명과 통합을 앞둔 PCA생명의 다소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보험사들 가운데 가계대출을 줄인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보험사 별로 보면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가계대출 규모가 30조9178억원으로 단연 컸다. 같은 기간(28조1872억원) 대비 9.7%(2조7306억원) 늘면서 30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교보생명이 11조4951억원을 기록하며 가계대출 2위 보험사에 이름을 올렸다. 1년 전(10조8503억원) 보다 5.9%(6448억원) 늘어난 액수다. 이어 한화생명이 10조8294억원에서 11조3191억원으로 4.5% 증가하며 3위를 차지했다. 삼성화재의 가계대출은 8조8693억원에서 10조6020억원으로 19.5%(1조7327억원) 급증하며, 손보사 중 유일하게 10조원을 넘겼다.

이처럼 보험사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은행권의 여신심사가 까다로워진 탓이다. 금융당국이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는 분할상환을 확대하도록 은행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금융 취약 계층이 제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제 2금융권에도 올해 안에 은행권과 같이 상환능력 평가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보다 강력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도 예정돼 있어 서민의 대출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권 가계부채 총량 줄이기에 나서면서 부채의 질 저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라며 "보험사 대출도 궁극적으로 가계 빚 축소의 칼날을 피해갈 수 없다는 점에서 부실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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