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멈춘 '황교안 페이스북' 그 이유는?
23일 닷새째 게시물 0건…'1일 1글' 평소와는 달라 주목
특검 기간 연장·탄핵 심판 등 '정치적 고민' 탓이란 해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페이스북이 23일로써 닷새째 멈춰 있다. 그는 ‘페북 소통 왕’으로 평가될 정도로 활동에 열심이었다. 대체로 하루에 한 번은 글과 사진을 통해 지지자를 만나왔다. 이 때문에 그가 오랜 시간 SNS를 하지 않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황 권한대행은 2015년 국무총리로 임명된 후 같은 해 7월 28일 페이지를 새로 개설했다. 이후 거의 매일같이 글과 사진을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했다. 대체로 자신의 하루 일정 중 중요성을 강조할 만한 사안을 게시했다.
때때론 소탈한 일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추석 친손녀와 함께 찍은 다정다감한 사진과 외손자 독사진을 올리며 “페친 여러분, 가족과 함께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명절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먼저 인사를 전해왔다.
특히 황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9일 ‘탄핵 정국’이 시작된 이후 더욱 페이스북 활동에 노력해온 모습이다. 공식 일정이 없는 주말과 일정이 많은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게시물을 올렸다. 1월에는 5·7·8·12일을 제외하고 전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총리실 관계자는 본보에 “해당 페이스북은 ‘개인용’으로 권한대행이 직접 관리하고 글을 쓴다”며 “일정이 많거나 하면 가끔은 수행비서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의 마지막 게시물은 지난 18일 ‘창업활성화 관계장관회의’ 내용이다. 전날 열린 회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창업 붐, 일으켜봅시다!. 저 역시 창업을 아주 중요하게 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페친 여러분, 우리 함께 도전해봅시다.^^”라고 독려했다.
18일과 19일은 주말로서 공식 일정이 없었지만, 20일부터 23일 현재까지는 중요 일정이 있음에도 게시글이 없다. 황 권한대행은 20일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식, 자율주행차 현장 방문, 간부회의를 진행했으며, 21일에는 국무회의와 우수 사회적 기업가 간담회, 22일에는 규제개혁 국민토론회, 23일에는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이중 ‘규제개혁 국민토론회’는 특히 황 권한대행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인 ‘규제 개혁’과 관련됐고, 권한대행이 된 이후 대규모의 국민을 처음으로 만난 자리이기 때문에 평소 게시 특성을 보면 게재될 사안이었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정치적 고민 탓에 SNS 활동을 일시 중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황 권한대행은 특검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에 대해 일주일째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야권은 22일 황 권한대행의 집무실에 항의 방문했고, SNS에는 ‘#황교안탄핵’ 이라는 해시태그(‘#’ 기호를 붙여 써서 식별을 용이하게 하는 메타데이터 태그의 한 종류) 사용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재판도 오는 27일 최종 변론만을 남겨두고 있다.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결정이 3월 둘째 주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황 권한대행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23일 현재 4만5000여 명으로, 지난해 12월 초 약 2만 명이던 팔로워가 두 달 새에 2배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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