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종인에 "적(敵)" 공세...도 넘은 발언에 눈살
노구 이끌고 지원유세 했던 김종인에 "저 분 공헌? 논란 있다"
더문캠 일부 인사 "이제 적이 될 수밖에 없다" 공개 공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8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민주당을 공식 탈당한 가운데, 김 전 대표를 향한 친문(친 문재인)진영 인사들의 정제되지 않은 독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에선 4.13 총선 당시 노령에도 불구하고 총선을 지원한 김 전 대표의 공(功)자체를 부인하는 발언도 나왔다.
문재인 후보 캠프의 홍보부본부장인 손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적(敵)이 될 수밖에 없다"며 김 전 대표를 단번에 ‘적’으로 규정했다. 이어 "김 의원은 당에 등을 돌리면서 총질을 하시다 떠나느냐"며 "기관총이라도 난사할 생각인 듯한데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손 의원은 앞서 전날 오전 더문캠 예종석 홍보본부장과 진행한 ‘예종석의 선거마케팅, 알아야 이긴다-제7회 김종인 의원 탈당편’ 페이스북 방송에서도 “이번 대선 과정에서만은 나도 김 전 대표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김 전 대표) 뜻대로 안 될 거다. 내가 김 전 대표의 상황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의원과 함께 출연한 예 본부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김 전 대표의 역할과 공적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드러냈다. 그는 "총선 승리가 과연 저분의 공헌이냐, 아니면 그분이 총선 승리라는 시점에 마침 그 자리에 있었느냐에 대해 논란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대선 출마설이 회자되는 데 대해 “본인(김 전 대표)은 지지도가 없다”고도 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고령임에도 각 지역별 지원 유세를 직접 소화하며 자당 후보자들의 유세를 적극 도왔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김 전 대표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가며 강행군을 소화하자, 배우자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전공(식품영양학)을 살려 지방을 뺀 편육, 기름을 걷어낸 고깃국, 봄나물 반찬과 홍삼 엑기스 등 '전문가급' 식단을 올리며 김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거들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이러한 독설과 확실히 거리를 두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또 측근들을 통해 김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김종인 전 대표는 우리 당의 정권 교체와 우리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해서 모셔왔고 끝까지 함께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탈당 이후 그분께서 어떤 선택을 하실지 잘 모르겠는데, 경제 민주화라는 정신만큼은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 후보 측 박수현 대변인도 "김 전 대표는 당이 어려울 때 와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고, 함께 집권을 준비하는 우리 당의 중심이고 소중한 자산"이라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정권 교체의 힘을 모으자고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재명 후보 측 김병욱 대변인 역시 정론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은 김 전 대표의 지적을 엄중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탈당을 온 마음으로 만류해야 한다"며 "김 전 대표도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탈당을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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