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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중국, 트럼프에 다가가는 북한 자극하려 석탄 금수"


입력 2017.03.08 17:51 수정 2017.03.08 17:51        하윤아 기자

자문위원 자격 첫 보고서…대북제재 기조 유지 필요성 역설

중국의 석탄 금수 조치 관련 "북에 타격주려는 의도 아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8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 자격으로 '중국정부의 북한산 석탄수입 금지조치의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자문위원 자격 첫 보고서…대북제재 기조 유지 필요성 역설
중국의 석탄 금수 조치 관련 "북에 타격주려는 의도 아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최근 중국이 북한산 석탄수입 잠정중단 조치를 내린 의도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에만 다가가려고 하는 북한을 단단히 자극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중국을 무시한 채 1.5 트랙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점을 인식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 자격으로 '중국정부의 북한산 석탄수입 금지조치의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태 전 공사가 자문위원 자격으로 보고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 전 공사는 "중국의 기본 속내는 최근 조성된 대북압박 분위기를 이용해 북한을 6자회담장으로 끌어내어 동북아시아에서 '메인 플레이어'의 전략적인 지위를 다시 차지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석탄수입 금지 조치는 북한을 압박해 북한을 중국의 의도에 맞게 끌고나가자는 것이지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자는 의도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북중 간의 전략구도는 변화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과의 전면적인 대치 상황을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내부적으로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응할 경우 석탄수입 금지조치 해제와 새로운 대북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득하면서 북한을 끌어당기려 할 것이라는 게 태 전 공사의 관측이다.

다만 그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북한에 상당한 심리적인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중국의 진정성 있는 실행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중국과의 무역에 관여하고 있는 수많은 북한 무역업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타격은 엄청난 수준이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북한이 밀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중 무역에서 밀수는 아주 예사로운 일"이라며 "북한 무역회사들은 공식적인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항구와 육로통로를 바꾸는 수법으로 석탄수출의 난관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단행해 현 제재 국면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계기로 미사일 시험발사나 추가 핵실험과 같은 초강수 도발을 통해 긴장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태 전 공사는 향후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미국과의 공조를 튼튼하게 유지하면서 동시에 중국을 잘 껴안고 나가야 하고, 세컨더리 보이콧을 더 구체화해 북한과 석탄을 밀수하고 있는 중국회사들을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대북제재를 촉구하는 방안과 유엔인권 무대에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현재의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태 전 공사는 "현재의 대북제재 기조를 1~2년만 더 유지·강화하면 북한은 필히 다시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6자회담장에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그때 한국은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 방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김정은 정권이 존재하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핵 완성으로 장기집권에 필요한 명분을 마련하려던 김정은에게 있어 외부의 압력에 의해 핵무장 구호를 내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북한 주민들에게 주는 동요는 대단히 클 것"이라며 6자회담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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