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견제? 결국, 반쪽 ‘삼성페이 미니’ 나오나
삼성전자,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신청
애플 수개월째 거부 통보...이유 묵묵부답
‘삼성페이 미니’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가 애플 앱스토어 등록 거부로 진통을 겪고 있다. 반 년이 넘는 승인 허가 실패에 사실상 삼성페이 미니는 안드로이드 버전으로만 출격한다.
다만 승인 거부에 따른 뚜렷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아, 일각에선 애플이 삼성페이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특정한 사유 없는 앱 등록 거부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월말 삼성페이 미니 출시를 앞두고, 애플 앱스토어 등록 신청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삼성페이 미니는 기존에 선보였던 삼성전자의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온라인 버전이다. 삼성페이 미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이면 대부분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삼성페이는 갤럭시S7, 갤럭시S7 엣지 등 일부 단말만 사용할 수 있었다.
당초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삼성페이 미니 출시를 목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앱스토어 등록 신청을 해왔다. 그러나 애플로부터 앱스토어 등록 거부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관련 사업부서에서 최근까지 재시도를 했지만 승인을 받는데 실패했다. 이에 애플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애플 앱스토어는 구글에 비해 앱 등록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지만, 통상적으로 1~2주일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 미니가 앱스토어 등록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애플의 보안 정책이나 규정에 어긋나 승인이 거부됐다면 수정하면 되는데,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밝혔다.
삼성의 앱스토어 등록 난항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마트워치 ‘기어S2’ 출시 때도 아이폰 연동이 지지부진해 내부적으로 속을 태웠다는 후문이다. 미디어에 아이폰 연동 계획을 발표했다가 승인 지연으로 해당 내용을 다시 삭제하는 해프닝도 겪었다. 결국 1년이 훨씬 넘어서 기어S2, 기어S3의 아이폰 연동에 성공했지만 기능 제한으로 소비자의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에서 맞수인 양사의 갈등 관계가 타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제 서비스의 경우 ‘애플 페이’는 12개국에 출시돼 사용중이다. 대형 온라인 가맹점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한국에는 오는 상반기를 목표로 상륙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페이도 10여개가 넘는 국가에 선보이며 결제 시장 공략 중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삼성페이 미니 안드로이드 버전에만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스마트 워치에 이어 결제 서비스도 반쪽짜리에 그치는 셈이다. 삼성페이 미니는 3월 말 혹은 4월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