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다시 찾은 안희정 "선의 발언 오해 풀러 왔다"
호남에서 '선한 의지' 발언 지적 이어져
'문재인 대세론' 넘을지는 미지수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8일 호남을 다시 찾아 '선의 발언' 이후 돌아선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안 지사는 이날 광주 광산구의 송정5일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호남 방문이 가진 의미에 대해 "선의 발언 이후 저에 대한 여러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어 "이 오해로 인해서 시민들의 마음을 아프게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의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며 '선의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안 지사의 이같은 행보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야당의 텃밭이자 민주당 경선의 첫 무대인 호남에서 최근 하락세를 딛고 지지율 반등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광주 방문에는 안 지사 지지를 선언한 같은 당 박영선·기동민 의원이 동행해 안 지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호남에서 '선의 발언' 지적 이어져
안 지사의 광주 재방문에 시민들과 상인들은 연신 환호를 쏟아냈다. 지난달 방문 때 볼 수 없었던 플래카드까지 등장했고 안 지사를 알아보는 사람도 훨씬 많아진 모습이었다.
다만 '선의 발언'에 있어서만큼은 지적이 이어졌다. 한 상인은 안 지사와의 대화에서 "그 발언은 박근혜 용서하자는 얘기로 들렸다. 문맥에 맞게 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시장 내 국밥집에서 이뤄진 안 지사와의 저녁식사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도 선한의지 발언에 대해 "앞으로는 그런 말을 하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며 간곡하게 청하기도 했다.
실제로 여론조사를 보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선의 발언' 논란 이후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2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발표에 따르면 호남 지역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은 18%에서 일주일 새 8%대로 급락했다.
안 지사도 아직까지 '선의 발언'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동민 의원은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안 지사에게 물어보니 아직도 선한의지 발언에 대해 마음을 쓰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면서 "그래도 전보다 호남 민심이 녹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를 의식한 듯 안 지사는 광주전남혁신연구회 정책포럼에 참석해 "지난 한 달 반 정도 대연정·선한의지 발언으로 두들겨 맞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과정을 정치인으로서 민심에 대해 겸허하게 배우는 좋은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세론' 넘을지는 미지수
한편 안 지사가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꼽히고 있다. 호남에서도 이같은 의문이 안 지사 지지를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상인은 시장에 방문한 안 지사를 보고는 "문재인을 밀어줘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에 다른 상인이 "문재인은 좀 그래"라고 반응하자 "그럼 안희정이 될 것 같냐. 택도 없지"라는 비관적인 말들을 내뱉기도 했다.
앞서 1913송정역시장을 찾은 30대 이 모씨는 안 지사에 대해 "젊으신데 약간 말하는 이미지는 옛스럽다"며 "뉴스룸에 나와서 자기 주장을 계속하는 것을 보며 실망했다. 문재인과 비슷한 정치인이구나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선의 발언'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도 있었다. 50대 백 모씨는 "인간은 누구나 출발점은 악보다 선이 아닌가. 첫 마음은 그랬지만 빚진 사람들에게 갚다가 잘못되는 것"이라며 안 지사 편을 들었다.
그는 "기술을 걸었으니까 엎어치기 당하더라도 밀어붙였으면 좋겠다"며 "아직은 꼬랑지 내리지 말고 이번에 안되더라도 색깔만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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