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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물대포 진압, 대학vs총학 주장 ‘팽팽’


입력 2017.03.14 16:49 수정 2017.03.14 16:59        이선민 기자

대학신문 ‘백지발행’, 총장 사퇴 서명운동 진행

타 대학, 연대성명 내는 등 대학 사회로 확산 조짐

13일 오후 5시 대학본부 앞에서 진행한 ‘3월 13일 서울대인의 공동행동’에는 1400여 명(주최측 추산)의 학생들이 모여 집회와 행진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대학신문 ‘백지발행’, 총장 사퇴 서명운동 진행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사업과 관련해 서울대학교와 서울대노조가 꾸준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진압을 부인하고 있지만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학생들에게 성낙인 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있고, 대학신문은 65년만에 ‘백지 신문’을 발행했다.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교직원들이 시흥캠퍼스 사업을 반대하며 본관 4층을 점거한 학생들을 강제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소화기를 분사하고 교직원들은 학생들을 향해 소화전 물대포를 직사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이에 민중해방의 불꽃 제59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성낙인 총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제목으로 학부생의 서명을, ‘성낙인의 이름으로 받은 학위가 부끄럽다’는 이름으로 졸업생·대학원생의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의 서명과 서명문은 오는 16일 학관 앞에 대자보로 게시될 예정이다.

서울대학교 학부생들은 서명문을 통해 “3월 11일, 박근혜 탄핵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관악에는 민주주의가 다시금 30년을 퇴행했다”며 “본부는 12인의 최종 인원을 4층에 고립시켜 두고 10시간 가량 물과 음식을 차단하는 만행도 저질렀다. 음식을 전달해 주려는 학생들에게 소화전을 가져와 직사 살수를 했으면서, 바닥에 깔린 연기를 청소하기 위해서라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다시는 씻기지 않을 그 상처를 책임지는 유일한 길은, 이 모든 것을 뒷짐 지고 지시한 대학 본부의 수장, 성낙인 총장 당신의 사퇴뿐이다”고 주장하며 “당신은 최악의 교육자”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주장에 따르면 성 총장은 시흥캠퍼스에 의무형 RC(기숙사, Residential Colleges)가 없다고 말했으나 학생들이 발견한 문건에는 전인형 기숙사를 차차 RC로 전환한다는 메모가 발견됐으며, "학생 사찰이 가능키나 하나"며 큰소리를 쳤지만 학생들의 행적을 정리한 문건이 총장실에서 발견됐다.

이 서명문에 14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3599명의 학부생이 서명했으며, 졸업생은 같은날 4시를 기준으로 1135명이 서명했다.

아울러 총학생회가 13일 오후 5시 대학본부 앞에서 진행한 ‘3월 13일 서울대인의 공동행동’에는 1400여 명(주최측 추산)의 학생들이 모여 집회와 행진에 나섰다.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은 기자단의 결정으로 13일 백지 신문을 발행했다. 사진은 '서울대 대학신문은 백지발행 중'이 공개한 3월 13일자 대학신문 1면.

서울대학교 대학신문은 기자단의 결정으로 13일 백지 신문을 발행했다. 기자단은 SNS를 통해 ‘주간교수와 학교 당국의 압박, 지난 1년간 대학신문은?’이라는 글을 공개하고 “주간교수에 의해 대학신문 모든 구성원이 의견을 개진하고 합의를 통해 신문을 만들어가는 전통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기자단은 주간교수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에 대한 기사 게제를 불허하고 ▲학생들의 동의 없이 학기당 5개의 70주년 기획기사를 작성하는 조건으로 지원금을 받기로 했으며 ▲시흥캠퍼스 문제를 축소하고 개교 70주년 행사와 기념식사를 강조하기 위해 조판실에 들어와 직접 제목을 짓는 등 특정 방향으로 편집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간이 ‘최종 권한은 발행인한테 있다’고 말했다”며 “편집의 최종 권한이 편집회의에 참여하지도, 기사를 작성하지도 않는 발행인인 총장에게 있다면, 따라서 기자들이 발행인인 총장의 눈치를 보며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면 ‘대학신문’은 언론이라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대학교 측은 ‘학생이 탈진하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4층을 점거한 10여명의 학생들이 감금되었다’ ‘점거 학생들에게 의료품과 식료품을 전달하려던 시도는 소화전에 의해 저지되었다’ 등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맞서고 있다.

학교 측은 오히려 농성 중이던 학생들이 로비 옆 학사과로 통하는 문을 소화기와 랜치 등을 이용해 파손하고 강제로 열었으며 로비 내 직원들을 향해 수차례 소화기 분말을 난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앞에 몰려 있던 직원들은 얼굴에 직접 분말을 뒤집어썼고 밀폐된 공간이 소화기 분말로 가득차면서 호흡곤란 등으로 신체 손상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추가적인 소화기 분말 난사가 예상되었으며, 심지어 분말 난사 후 소화기를 직원들을 향해 던지며 신체를 해할 수도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에 소화전을 이용한 것은 실내 가스 진정에 목적이 있으며, 위급한 상황에서 학생들이 물을 뒤집어 쓴 것은 신체 및 건강상 위협까지 느껴지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자기방어적 수단이었다는 설명이다.

서울대노조 역시 직원 대상 서신을 통해 “153일의 길었던 행정관 점거가 해제됐다. 행정관 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직원들을 용역깡패에 비유하며 조롱했던 것은 우리들의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의 본관 점거 학생 강제 퇴거 이후 학교 측과 학생 사이의 갈등이 격렬해지는 가운데 카이스트 등 일부 타 대학에서도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연대성명을 내는 등 대학 사회로 문제가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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