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차 여유’ 맨시티, 8강 왜 못 갔나
2골 차 여유 지키지 못하고 8강 진출 실패
강력한 전방 압박 고전, 야야 투레 부재 아쉬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2골 차 여유를 지키지 못하고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맨시티는 16일(한국시각) 프랑스 모나코 루이 2세 스타디움서 열린 ‘2016-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16강 2차전 모나코와의 경기에서 1-3 패했다. 맨시티는 1차전 5-3 승리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고, 유럽 챔피언의 꿈을 일찌감치 접어야 했다.
원정경기이긴 하나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맨시티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예상과는 달리 이날 맨시티는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내세웠고, 자신들의 축구를 선보이려 했다. 그러나 AS 모나코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고, 어렵게 잡아낸 기회에서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8강 진출 실패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였다.
맨시티는 전반전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주축인 젊은 모나코의 쉼 없는 압박에 중앙선을 넘어서는 것조차 힘겨웠고, 잦은 패스 실수와 수비 불안으로 전반에만 2골을 내줬다.
선제골을 내준 킬리안 음바페의 스피드를 제어하지 못했고, 벤자민 멘디와 지브릴 시디베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 역시 막아내지 못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상대의 압박을 뚫어낼 수 있는 노련한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드로 나선 페르난지뉴는 중앙 수비수나 다름없는 역할을 맡아야 했고,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루잉은 패스 차단으로 인해 볼을 잡기 어려웠다. 전방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고립되는 것은 당연했다.
전반전 부진은 경험 많고, 볼 소유 능력과 함께 탈 압박 능력을 갖춘 야야 투레를 생각나게 했다. 투레는 강한 몸싸움과 공격 전개 능력도 갖췄기 때문에 전반전에 그가 있었다면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은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맨시티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전술 변화를 주면서 기회를 잡았다.
전반전 공격적인 위치에 나섰던 데 브루잉에게 볼 배급을 맡기면서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다. 후방에서부터 빌드업이 가능해지자 라힘 스털링과 르로이 사네의 측면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아구에로에게 기회가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정력이 문제였다. 후반 11분 스털링이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드리블 이후 살짝 내준 볼을 아구에로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스털링이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나 다름없었기에 차라리 직접 슈팅을 시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후반 16분에는 사네가 왼쪽 측면을 무너뜨리며 좋은 패스를 연결했지만, 볼을 받은 아구에로는 슈팅까지 가져가지 못했다. 후반 19분에는 페르난지뉴와 실바를 거친 볼이 아구에로에 향하며 수바시치 골키퍼와 또 다시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지만, 이번에도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 맨시티에 가장 좋은 기회였기에 아구에로의 마무리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에도 사네와 아구에로에게 좋은 기회가 생겼지만, 이들의 슈팅은 타이밍과 정확도가 맞지 않았다. 후반 25분 원정골을 뽑아내기는 했지만, 막강한 모나코의 공격력 앞에서 맨시티의 한 골은 힘을 잃었다.
공격도 문제였지만, 수비진의 집중력도 아쉬웠다. 첫 번째 실점부터 문제가 있었다. 오른쪽 풀백 바카리 사냐와 수비에 도움을 줘야 했던 스털링은 유기적인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냐는 베르나르도 실바와 멘디의 스피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면서 돌파와 크로스를 내줬고, 이것이 실점까지 이어졌다.
두 번째 실점도 마찬가지였다. 멘디가 빠르게 공격에 가담해 크로스까지 연결하는 과정에서 사냐는 어떠한 방해도 가하지 못했다. 이 뿐만 아니라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파비뉴를 완벽하게 놓친 중앙 수비진도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 실점 상황에서도 토마스 르마의 프리킥을 걷어내려 했던 알렉산다르 콜라로프의 헤딩이 실패하면서 바카요코의 골로 이어지고 말았다.
집중력을 조금만 더 유지했어도 경기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모나코 역시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맨시티 스스로가 후회가 남을만한 경기를 선보였기에 이날 패배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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