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대 승부처 '호남' 역전 드라마 쓸까
문재인 측 "될만한 후보에 밀어주는 게 호남민심" 과반 득표 기대
안희정 '외연확장 능력', 이재명 '야권후보 정체성' 앞세워 민심 공략
더불어민주당 경선 판도를 좌우할 ‘호남 지역 순회투표’를 앞두고, 각 캠프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진보 진영의 심장부이자 첫 번째 경선지인 호남에서 예비후보들이 어떤 성적을 받느냐에 따라 남은 세 권역의 투표 결과도 달라질 전망이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문재인 전 대표의 과반 득표 여부다. 현재로서는 문 전 대표가 현재 각종 여론조사 상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당규에 따라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과반을 얻으면, 결선투표 없이 내달 4일에 곧바로 당 후보가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만 1·2위 간 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이다.
일단 문 전 대표 측에선 ‘대세론’을 근거로 1차에서 곧바로 과반을 득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더문캠 관계자는 “‘호남 민심’은 정권교체를 할 만한 사람에게 표를 주는 것”이라며 “문 후보가 이미 5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여론조사로도 드러났다. 경선에서 올인을 해줘야 본선에서 불안감 없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호남이 알 것이고, 전략적으로 문 후보를 택해줄 거라 본다”며 과반 득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에선 각각 ‘외연확장’과 ‘정체성’이라는 강점을 주목하고 있다. 안 지사는 그간 개혁입법 완수를 위해 보수정당과도 대화해야 한다는 ‘대연정’을 줄곧 주장하며, 중도·보수층까지 흡수할만한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왔다. 즉, 호남 지역 유권자들이 향후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안 지사를 선택할 거라는 게 안희정 캠프의 분석이다.
이 시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재벌개혁 분야에서 타 후보보다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며 야권 후보로서의 선명한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여섯 차례에 걸친 TV 토론회에서도 여유를 보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 등을 부각해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반전 드라마를 만들 요소는 또 있다. 지난 21일 모집 마감한 선거인단이 214만 명을 넘어선 데다, 이른바 ‘전두환 표창 발언’을 비롯해 ‘대연정’, ‘사드 배치’ 등의 사안을 두고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까지 치달을 만큼 논쟁이 치열하다. 특히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이 5.18 항쟁과 직결되는 호남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지지율이 비등한 수치를 보이고 있어 변화 가능성도 크다.
한편 민주당 후보들은 최대 승부처인 텃밭 민심을 잡기 위해 호남에 집결했다. 문 전 대표는 오는 23일 전북을 찾아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이날 전북에서 머문 뒤 다음날 광주를 방문한다. 안 지사는 22일 오전 전북 지역언론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북대를 방문한 뒤, 전주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났다. 이튿날에는 광주 지역 노동조합원들과 접견하는 한편 ‘Again 2002, 광주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회도 연다. 이는 생중계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 시장은 임시 주거지 자체를 아예 광주로 옮기고, 호남 순회 투표일 전까지 광주에서 출퇴근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시장은 22일 금호타이어 노조를 방문한 데 이어 ‘거리투어’ 형식으로 호남 지역 청년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다음날에도 ‘호남발전 정책 발표’에 이어 농업정책간담회를 연 뒤, 조선대를 방문해 지방분권개헌촉구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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