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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할수록 ‘감정 골’ 더 패는 문재인·안희정


입력 2017.03.24 16:53 수정 2017.03.24 17:08        이슬기 기자

광주 TV토론회에서 상대방 향한 불만·견해차 재확인

문재인 "안희정 캠프가 네거티브 주도" vs 안희정 "나만 옳다는 식으로 정치"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좌)와 안희정 충남지사(우)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이자 ‘노무현의 남자’라는 공동의 뿌리로 엮였던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까지 올라선 안 지사를 중심으로 당내 의원들이 규합하면서, 민주당 최대 계파였던 문재인계에 맞설 독자적 세력을 갖추는 모습이다. 특히 안 지사는 그간 중립적·중재적 입장에 머물렀지만, 소위 비 문재인계로 분류됐던 의원들 다수가 안희정 캠프에 합류한 것을 계기로 문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도 한껏 높이고 있다.

안 지사의 ‘대연정’을 둘러싼 논쟁으로 본격화된 두 사람의 갈등은 더문캠의 각종 영입인사 문제,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을 거쳐 지난 22일 발생한 현장투표 결과 유출 사태를 맞으며 폭발했다. 최근엔 상대 진영을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그만두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24일 광주 MBC가 주최한 민주당 경선 TV토론회에선 이러한 ‘감정의 골’이 한껏 드러났다. 안 지사는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문 후보의 정치 흐름을 놓고 보면 상대방은 갑자기 나쁜 사람이 돼버리고, 나(문재인)는 무조건 옳은 것이 된다”며 “문 후보는 그런 어법과 방식으로 정치행보를 한다”고 운을 떼었다.

이어 “심지어 경선에서 경쟁하는 저마저도 문 후보 진영에서 ‘애 버렸네’ 라는 수준으로 공격을 당한다”면서 “그런데 문 후보는 좋은 말씀만 하신다. 캠프 내부의 성격과 전혀 다르게 문 후보 본인은 그런 이미지로 계시고, 아래에서 일어나는 싸움들을 방치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문 전 대표가 “안 후보가 말하는 지지자들은 결국 일반 국민이고 유권자들”이라고 답변하자, 안 지사는 “일반 시민들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문캠 소속 의원들과 핵심 인사들을 에둘러 지칭했다. 또 “민주당이 분열한 데 대해 문 후보는 부족함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혁신에 반대하다 나간 것’이라고 했다”며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반면 문 전 대표는 “그런 부분에서는 분열의 아픔을 겪었지만, 그 과정 동안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새로 들어왔고 이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전국정당이 됐다. 꿈같은 목표를 이룬 것 아닌가”라며 “게다가 국민의당은 지금은 경쟁 관계지만 현재 경쟁이 끝나면 다시 합칠 수 있는 관계이기도 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안 지사는 지난 22일 새벽 자신의 SNS에 문 후보를 향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미워하면서 결국 그 미움 속에서 자신들도 닮아버린 것 아닐까"라며 "문재인 후보와 문재인 캠프의 이런 태도가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 그러나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라는 글을 올려 반향을 일으켰다.

또 일부 지역의 현장투표 결과로 추측되는 괴문서가 유출되자, 안희정 캠프에선 “사실상 문 후보 측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유포한 것”이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전날 전북지역 기자회견에서 "개표 때 참관인들이 있기에 그 결과가 조금씩 유출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축제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해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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