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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걸린 '비문연대'…열망 있지만 방법론은 모호


입력 2017.03.27 16:29 수정 2017.03.27 17:54        고수정 기자

김종인, 베이스 캠프 마련…각계 인사 접촉 구상 시동

세력·대선주자 간 정치적 이념 달라 실현 가능성 글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비문(비문재인) 연대에 시동이 걸렸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를 필두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후보로 선출될 경우를 대비한 비문후보 단일화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난항은 존재한다. 비문연대에 참여하는, 참여해야 할 세력이 저마다 정치적 뜻을 다르게 품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26일 전해지면서 향후 비문연대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김 전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나라의 미래를 놓고 생각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이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자들이 결정된 다음에 어떤 형태로 갈 때 소망하는 바가 이뤄질지는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비문연대 베이스캠프를 구축해 제3지대에 활로를 틔웠다는 분석이다. 김 전 대표는 앞서 지난 23일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만나 ‘4월 15일 이전 비문 연대 구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두 사람뿐 아니라 대연정을 대선 화두로 꺼내든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도 이에 공감하고 있어 비문연대의 실현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김 의원은 최근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연대의 고리 역할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또 대선 출마설이 제기되는 홍석현 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회장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문연대 참여 세력으로 거론되는 김 전 대표와 정 이사장,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민주당 내 비문세력이 각각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이 다르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문연대가 ‘단일화’를 통한 ‘문재인 대세론’ 극복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의 경우 ‘킹메이커’가 아닌 ‘킹’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며, 참여 세력과 대선 주자들도 각 당의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문연대에 선뜻 동참하기란 쉽지 않다. 김 전 대표가 “각 당 경선이 끝나야지 후보가 누가 돼야 하느냐를 협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관점에서 출발한다.

보수 진영의 한 핵심 관계자는 27일 본보에 “김 전 대표가 ‘킹’이 되고 싶어 하는 건 확실히 맞다. 최근 확인했다”며 “그런데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일으킬 거리가 없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도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개헌이라는 목적을 공유하는 의원들이 많기는 하지만, 국민의당 의원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거의 금성인과 화성인만큼 생각이나 가치가 다르다. 심지어 바른정당과 우리 당만 해도, 스펙트럼이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다른 것이 더 많다”며 비문연대의 현실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 전 대표 등 비문연대를 추진하는 세력은 28일 바른정당 후보 선출과 31일 자유한국당 후보 선출, 그리고 두 세력의 보수 후보 단일화를 지켜본 후 비문연대로 끌어들일 방법을 구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중도 성향의 국민의당 후보와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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