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아들’ 넥센 이정후, 창대한 시작
고졸 신인으로 KBO리그 개막전 엔트리 포함
아버지도 못 받은 신인왕 가능성도 제기
‘이종범 아들’ 이정후(19·넥센)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1일 오후 7시 잠실야구장 등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하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전 현역선수 명단이 확정됐다”고 30일 밝혔다.
개막전 엔트리에 등록된 10개 구단 선수는 외국인선수 24명 포함 총 265명. 이 가운데 외야수 이정후와 홍현빈(kt)을 비롯해 투수 김명신(두산), 김성민(SK), 장지훈(삼성)까지 5명의 신인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신인은 역시 이정후다. 이종범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던 1998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이정후는 어느새 성장해 지난해 6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넥센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아버지 이종범도 1993년 해태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추앙받는 이종범(2012년 은퇴)은 빠른 발로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종범을 추억하는 야구팬들은 기대를 모아 이정후에게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높은 기대치가 녹아있는 별명이다. 한편으로는 커다란 짐이다. 아버지 후광이 아닌 선수 이정후로 빨리 커야하는 부담이 있다.
시범경기에서는 좋았다. 12경기에 나선 이정후는 타율 0.455(33타수 15안타) 4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두 타석만 더 들어섰다면, 시범경기 타격왕도 가능했다. 신인치고는 변화구 대처 능력도 괜찮았다.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4안타 경기를 했을 때는 이종범 해설위원의 칭찬도 이끌어냈다. 넥센 장정석 감독도 “기대 이상이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고, LG트윈스와의 개막전 엔트리에 이정후를 넣었다.
야구팬들도 “아버지에게 없는 신인왕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종범은 데뷔해 삼성 양준혁에 밀려 신인왕을 놓쳤다.
타격 재능에 비해 주루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벌써부터 신인왕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꼽힌다. 넥센은 2012년 서건창, 2016년 신재영이라는 신인왕을 배출한 팀이다.
아직은 섣부르다. 정규리그의 무게감은 시범경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20-20’ 김하성이 버티고 있어 주 포지션인 유격수로 많은 경기에 나서기 어렵다. 고종욱, 이택근, 대니 돈 등이 있는 외야도 쉽지 않다. 출장 횟수를 보장받을 수 없는 신인일 뿐이다. 배팅 능력은 탁월하지만 수비도 아직 다듬어야 할 곳이 많다.
하지만 이정후에게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장밋빛 미래를 향한 첫 단추를 1군 무대에서 끼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정후의 시작은 미약하지 않다. 오히려 창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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